통역으로 ML 진출, 꿈을 이룬 사나이 "정후-페디 맞붙으면, 전 결근합니다. 하하"

김용 2024. 3. 7. 06: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후와 페디가 맞붙으면 누굴 응원할 건가요."

한 통역은 "스포츠 통역은 단순이 언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를 챙기는 일을 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페디, 이정후라는 두 명의 너무도 훌륭한 선수들을 만났다. 행운이다. 두 사람 모두 실력도, 인격도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하며 "나는 이제 정후의 통역으로, 내가 바라는 건 정후가 여기서 성공하는 것밖에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김용 기자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후와 페디가 맞붙으면 누굴 응원할 건가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전 그날 결근할 겁니다"라는 유쾌한 답이 돌아온다.

인상도, 성격도 참 좋다. 이정후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느낌이다.

이정후는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의 엄청난 계약을 맺었다. 야구는 어디서 하든 똑같다지만,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래서 중요한 소통 창구가 통역 직원이다. 이정후의 입과 귀 뿐 아니라 손과 발 역할까지 다 해줘야 한다. 선수가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 편히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프로 스포츠 통역의 폭넓은 역할이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티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이야기를 나누며 미소짓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4/

이정후의 통역은 한동희(29)씨다. 이정후와 큰 접점은 없었다.

그런데 인연이, 새로운 인연을 맺어줬다. 한 통역은 지난해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일했다.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의 통역이었다. 페디는 지난 시즌 KBO리그에 진출, MVP에 오른 뒤 꿈에 그리던 메이저 무대에 재입성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페디와 이정후는 같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이다. 이정후가 통역을 찾는다는 걸 알고, 페디가 한 통역을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한 통역은 "처음에는 페디가 연결을 시켜준 걸 모르고 있었다. 나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었는데 너무 감사하게 이렇게 인연이 닿았다"고 설명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와 엘리엇 라모스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2/

한 통역은 초등학교-중학교 시절 캐나다에 살았다. 어린 시절 영어를 배워 원어민 수준으로 듣고 말할 수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한국에서 나왔다. 야구를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설의 마무리 트레버 호프만 '광팬'이었다. 그런 그에게 외국인 선수 통역은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첫 시작은 V리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배구단 통역이었다. 그리고 NC로 이직을 해 야구계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진출했다. 이정후도 메이저라는 큰 무대에 진출했는데, 한 통역도 자신의 업계에서 큰 꿈을 이룬 셈이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수비훈련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0/

한 통역은 "스포츠 통역은 단순이 언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를 챙기는 일을 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페디, 이정후라는 두 명의 너무도 훌륭한 선수들을 만났다. 행운이다. 두 사람 모두 실력도, 인격도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하며 "나는 이제 정후의 통역으로, 내가 바라는 건 정후가 여기서 성공하는 것밖에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정후도 "내가 동희 형을 너무 못살 게 구는 것 같다. 필요한 많은 걸 요구하는데, 다 들어주신다. 정말 고맙다"고 화답했다.

한 통역은 "메이저 무대에서 이정후와 페디가 맞대결을 하면 누구를 응원할 것이냐"고 물었다. 한 통역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눈 감고 있을 거다. 아니다. 그날은 출근 안할 거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에 대한 고른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DB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