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견제하는 증권사 IMA, 당국 허용할까
은행 "고유업무 여수신 침범" 반발
금융당국 "제도 보완 선행돼야"…발행규모·재무건전성 등
[서울=뉴시스] 예금·대출 시장은 은행업의 본질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IMA는 은행 예금처럼 원금은 보장해주면서도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고객에게 나눠줄 수 있는 계좌 상품으로, 은행에게는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법적으로 허용된 IMA는 그간 허가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을 맞추는 증권사가 없어 유명무실한 신세였다. 그러다 최근 한투·미래에셋증권 등이 몸집을 불리면서 이들이 은행과 예금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될지, 금융당국이 실제로 허용할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사도 여·수신 진출? 은행 '반발'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으로,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만 자본금 200% 한도까지 발행할 수 있다. 한투는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7조8978억원으로, 한도를 거의 채운 상태다.
발행어음은 통상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있는데, 특히 특판 발행어음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출시와 동시에 완판을 기록하곤 했다. 그만큼 자금 조달이 수월해지는 것이다.
발행어음업을 따낸 증권사들의 다음 스텝은 아직 사례가 없는 'IMA'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들에게만 허가된다. 발행어음과 비교하면 정해진 이자가 아닌 투자 실적에 따른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나눠줄 수 있는 상품이다. 역시 원금은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보장된다.
무엇보다 발행한도가 자기자본의 2배로 정해져있는 발행어음과 달리, IMA는 법적으로 한도가 없다. 일정 비중(70%)을 기업금융에 둬 모험자본을 공급하도록 하는 조건만 지킨다면 대규모로 일반 고객 자금을 조달해 기업에게 대출·투자해줄 수 있는 것이다.
발행어음 한도를 채운 증권사라면 사업 다각화를 위해 IMA 진출을 검토할 유인이 큰 상황이다. 현재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갖춘 증권사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투(7조8978억원)와 미래에셋증권(11조4937억원)이 있다.
반면 은행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은행은 IMA가 은행 고유 업무인 여·수신 기능을 침범할 수 있다며 IMA 인가에 반발하고 있다.
IMA는 은행 예금처럼 원금은 보장하면서도 기업금융 투자 수익은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사실상 은행의 일반고객 수신 기능과 기업 대출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다.
은행은 예·적금 등 은행의 원금 보장형 상품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최근 파생결합증권(ELS) 사태로 비이자이익 수익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파이가 정해진 예·적금 시장까지 침범당할 순 없다는 것이다.
당국은 고심…"증권사 건전성 우려, 제도 보완 선제돼야"
2016년 금융당국이 IMA 제도를 도입한 건 초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해 시장에 모험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또 예대금리차를 이용한 은행의 '이자 장사'에 제동을 걸어온 정부 입장에선 증권사 IMA가 은행의 공고한 과점 시장을 깰 수 있는 '메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다만 당국은 이 같은 필요성이 지금도 유효하지만 투자자 보호 강화, 증권사 건전성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선 선제적으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IMA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증권사들의 신청에 맞춰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가 없었고 그 전에 만들어긴 제도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며 "발행 규모라든지 증권사 건전성 문제, 투자 수익은 나눠주면서 원금을 보장해주면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측면에서 봐야할 것들이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증권사 재무 건전성이다. 금감원이 올해 감독 업무 계획 중 하나로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성과 평가'를 꼽은 이유도 증권사들이 보다 수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자칫 무리하게 몸집을 키우진 않았는지 살피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몇년 새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급속도로 커졌고 IMA 신청 움직임까지 있다. 종투사 성과 평가를 통해 재무 건전성 평가 및 모험자본 공급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종투사나 초대형 IB 및 IMA 사업자 자격을 획득하면 영업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이는 규모의 경제 진전과 수익원 다각화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면서도 "영업 확대는 또 다른 관점에서는 위험투자와 차입금 증가를 의미한다. 실질적인 자본 확충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투자와 차입금이 대폭 늘면 종합적인 재무안정성은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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