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질서, 전쟁, 기후정책…"트럼프 재선하면 모든게 바뀐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4. 3. 7.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 키플랫폼 - 세계 운명 좌우할 미국 대선]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인터뷰
[편집자주] 현재 전세계 각국의 외교 부처, 정보 기관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망하는데 애쓰고 있다. 누가 당선될지를 예측하는 것보다 트럼프 당선 이후의 시나리오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당선시 변화 전망 등 미국 대선 이슈를 톺아봤다.

올해 11월 5일, 지구촌 최대 정치 이벤트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로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가 유력하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될 경우 한반도는 물론 글로벌 지정학적 질서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4월 24~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은 한반도의 안보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선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관계를 비롯해 다양한 이슈에 미칠 영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콘퍼런스에 앞서 인터뷰한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Foreign Policy in Focus) 소장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을 예상하지만,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는 물론 한국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퍼 소장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정치적인 결과나 중장기적 이익에 관계없이 눈앞의 최대 이익을 얻는 데만 관심이 있다"며 "중동의 갈등은 폭발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물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나 기후 정책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페퍼 소장은 월드 폴리시 저널의 부편집장, 아메리칸 프렌즈 서비스 커미티의 동유럽·동아시아 국제문제 대표, 서울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스탠포드대학 한국학 펠로우 등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약 17년간 미국 외교정책과 국제문제를 분석하는 외교정책포커스의 소장이자 공동 책임자를 맡고 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사진제공=미국 외교정책포커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바이든)과 공화당(트럼프) 중 어느 쪽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이슈와 변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당락을 좌우할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인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니아에서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본다. 다만 그것은 희망사항일 수도 있다. 이민 문제는 미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이슈 중 하나다. 민주당은 국경 개방과 같은 세계주의 목표에 전념해 왔고, 트럼프와 공화당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 애국심이 부족한 약한 정당이라고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와일드 카드'(예측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로는 두 후보자의 나이다.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경우 선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향후 미중 관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트럼프는 중국 상품에 6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러한 일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이 불가피하게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을 실질적으로 중단시킬 것이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지적하는 진보적 성향 지도자들보다 트럼프의 거래 방식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중국은 미국의 방위비 부담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고려할 때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줄이거나 심지어 제거해 대만이 중국 본토에 대해 더 유화적이 되도록 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이미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가 없어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저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직에 다시 재임하면 24시간 안에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말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트럼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를 쉽게 중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에 대한 신뢰가 크지는 않다.

중동 지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연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트럼프가 재선하면 이러한 시도가 물거품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다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 정책을 온건화하려는 노력도 중단될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재선되면 중동 지역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트럼프는 친(親) 이란 무장세력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가능이 있고, 그로 인해 이란과 미국 간 전면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트럼프는 고립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해외에서 미군의 영향력을 줄이는데 전념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는 이란과 그 대리인들에 대한 반감을 지니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을 처벌하고 싶은 개인적인 열망을 충족하기 위해 중국 중재로 맺어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취약한 외교 관계도 훼방할 것이다.

(팜비치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5일(현지시간) 미국 '슈퍼화요일'에 치러진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승자 연설에 나섰다. 2024.03.0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팜비치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북·미 관계의 어떤 변화를 예상하는가?

▶트럼프가 김정은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계속할지, 또 김정은이 답례에 관심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과거 그들이 가졌던 회담 결과는 실망스럽고 심지어 당혹스러웠다. 트럼프는 변덕스러운 사람이다. 그는 어떤 특정 외교 정책 목표에 집중하지 않는다. 만약 그가 자화자찬, 혹은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할 기회를 잡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커진 안보 위협에 대해 대타협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화해를 위한 인내심과 필요한 준비를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정부의 기후 변화와 에너지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트럼프는 기존 미국 정부의 기후 변화 정책을 뿌리째 뽑을 것이다. 청정에너지 투자를 위한 자금을 축소하고, 집행을 위해 예산도 감축하며, 환경 관련 규제도 없앨 것이다. 그는 환경을 복구하려는 반세기의 노력을 되돌리려고 할 것이다. 그가 환경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힐지가 우려된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의 석유와 가스 생산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걸프만 지역의 주요 천연가스 수출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적어도 일시중지 버튼은 눌렀다. 반면 트럼프는 미국을 탐욕스러운 화석연료 생산과 소비의 최후 향연으로 몰아갈 것이다. 그것은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미국 소비자들은 아마도 저렴해진 에너지 가격에 박수를 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고 미국이 화석연료 중독을 인정하고 약물재활 프로그램(친환경 에너지)에 참여하기 전 마지막 폭음이 될 것이다.

-미국 대선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어떤 준비와 대응을 해야 하는지 조언한다면?

▶불행하게도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움직일 여지가 많지 않다. 특히 트럼프 당선 시 방위비 분담금보다 더 어려운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일본과의 3자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대가로 더 많은 인센티브와 양보를 이끌어내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할 수 있는 건,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한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인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다자안보협력에서의 한국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개인적인 생각에 녹색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국제적으로, 특히 남반구에 대한 지원 측면에서 미국과 한국 사이의 에너지 협력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수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이 미국 시장을 위한 재생에너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시장 점유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