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금리인하엔 선 그은 파월…“올해 하겠지만 물가통제 확신 필요”

성급한 인하는 인플레 재발 리스크
침체임박 증거 없어...견조한 성장
대형은행 자본규제 강화안 완화시사
美상업용 부동산 대출 위험 관리가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인하를 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하강에 대한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견조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성급하게 인하하지 안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기준금리가 긴축 사이클의 정점이라고 믿는다”면서 “만일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서 정책을 (완화로) 되돌리는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고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과정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조정을 위해서 향후 데이터, 미래 경기 전망, 리스크의 균형 등을 조심스럽게 평가할 것”이라며서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갖기 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게 되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패배할 리스크가 있고 이 경우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인하를 경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과 경제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더 균형을 찾으면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둔화되었다’”고 밝혔다.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 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은 지난 1월 전년 동월대비 2.4% 상승해 지난 2021년 2월 이후 약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론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미 경제가 튼튼하다는 점이 꼽혔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저와 동료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속도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침체에 빠질 증거나 이유는 없다”라고 답했다. 이민자 유입 증가가 2022∼2023년 미국 경제에 주목할 만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미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 대출 부실화 위험에 대해선 은행권의 손실이 예상된다면서도 관리할 수 있는(manageable)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대형 은행들의 자기자본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규제안이 최종적으로는 완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은행 자본규제 강화 계획에 대해 의견 수렴을 했으며 현재로선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우려 사항에 대해 듣고 있다. 제안된 규제안에 광범위하고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이 지난 7월에 제기된 규제 강화안을 폐기하고 새로운 안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현실성 있는 옵션(very plausible option)’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 등은 지난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권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은행의 자본금 요건을 상향하는 규제 변경을 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나선 바 있다. 은행권은 연준 등이 제안한 자본 규제 강화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블룸버그는 파월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월가 대형 기관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