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대선후보 됐지만…'치명적 약점' 노출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돼 오는 11월 '리턴 매치'를 치르게 됐지만, 두 후보 모두 이번 경선 결과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두 후보 모두 '집토끼 단속'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사실상 '추인 절차'에 불과했던 '슈퍼 화요일' 경선을 싹쓸이하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지만, 아랍계 및 진보층 유권자들의 반감을 또다시 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경선 사퇴' 선언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의 자리를 거머줬지만, 정작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는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시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80% 넘는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2위 후보는 13%에 달한 '지지 후보 없음'이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보여준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아랍계 유권자들의 항의 표시였다.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미네소타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무려 18.9%가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한 것이다. 미네소타주에는 주로 무슬림인 소말리아계 미국인이 8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노스캐롤라이나(12.7%), 매사추세츠(9.4%), 콜로라도(8.1%), 테네시(7.9%), 앨라배마(6%) 등에서도 이른바 '항의 투표' 성격의 민심이 감지된 것이다.
이는 무슬림 표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진보층 사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적지 않은 '이탈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미시간주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역대 대선에서 승패를 좌우했던 '경합주(swing state)'로 분류되는 곳이라 바이든 캠프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슈퍼 화요일' 공화당 경선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고 조기에 대선 후보의 자리에 올랐지만, 내상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버몬트주에서 니키 헤일리 전 대사에게 패배했고, 승리를 거둔 주에서도 최소 10%에서 최대 40% 정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받은 표는 헤일리 지지자 뿐 아니라 반(反)트럼프 공화당원까지 가세한 결과였다.
'슈퍼 화요일'에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투표소에서 만난 한 공화당원은 "니키 헤일리가 경선에서 이길꺼라고 보지 않지만 나는 헤일리에게 투표했다"며 "미국은 지금 너무나 분열돼 있고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다시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얻은 득표율은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비율을 측정하는 유용한 척도가 되는 셈이다.
공화당 전략통이자 트럼프에 비판적인 사라 롱웰은 초기 공화당 경선에서 헤일리를 지지한 공화당원의 수를 자세히 살펴보면 평균 약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돼도,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지지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측은 이 숫자를 어떻게 흡수할 것이냐를 놓고 골머리를 앓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이자 주지사를 역임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경선 사퇴'를 선언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그동안의 지지에 감사하고 후회는 없다"며 "이제 더 이상 경선 후보는 아니지만, 미국이 궁극적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트럼프가 공화당과 공화당을 넘어서 지지를 받을 지는 이제 트럼프 본인에게 달려있다"며 끝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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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steelc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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