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비인기 학과는 서럽다…"돈만 중요해?" 대자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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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전공제 시행으로 입학 정원이 줄어들 처지에 놓인 대학교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사회참여보다는 개인의 성취나 행복이 우선인 요즘 세태의 특성상 대학가에서도 대자보를 통한 집단의사표출행위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대구지역의 한 대학가에서 이른바 문사철 4개학과 교수들이 연명으로 대학당국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학교의 정원 조정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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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전공제 시행으로 입학 정원이 줄어들 처지에 놓인 대학교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사회참여보다는 개인의 성취나 행복이 우선인 요즘 세태의 특성상 대학가에서도 대자보를 통한 집단의사표출행위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대구지역의 한 대학가에서 이른바 문사철 4개학과 교수들이 연명으로 대학당국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학교의 정원 조정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6일 경북대 국문 영문 일문 정외 4개 학과 교수 일동 명의의 대자보가 대학 곳곳에 게시됐다. 교수들은 "학과 소속 학생이 많아야 정원을 유지시켜준다고 겁을 주다가 이제 학과 소속 학생들을 많이 데리고 왔으니 정원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꼴"이라며 이 대학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했다.
이들은 "단과대의 일부 학과만이 참여하는 무전공은 태생적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단과대 단위의 무전공이라면 당연히 단과대학의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경북대는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무전공 확대라는 요구를 수용하는데 급급할 뿐이고 미래 교육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의 이런 주장은 돈과 밀접하게 결부돼 있다. 교육부가 올해 자율전공제를 실시하는 대학에 대해 재정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자율전공에 편입될 학과가 어디일까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답은 뻔했다는 지적이다.
기초학문의 영역에 속해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취업실적도 신통치 않은 학과들이 타깃이 되는 분위기다. 이 대학의 경우 겨우 정원 20~50명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가는 학과들이 1차적 선별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사회대학과 인문대학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대의 경우 그동안 갖은 학생 모집노력을 기울여 정원을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10여명까지 늘려놓은 4개학과 심리, 미디어, 정외, 사회복지 등에서 정원을 내놔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고 인문대는 영문, 국문, 일문학과가 그 대상이 됐다.
대학관계자는 "국어국문학과의 경우 32명의 정원 가운데 5명내외의 정원 감소가 예상되자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비인기 학과를 위주로 잉여라고(?) 판단되는 정원을 추려낸 뒤 자율전공제 모집으로 편입시켜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는 해당 과들의 반발에 대해 "학과를 보존하려 들지 말고 학문을 보호하라"는 논리로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교수와 학생 등 현장에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교수들은 지난달 26일 학교당국이 제안한 구조조정안의 철회 및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구조조정안입안을 요구하면서 "대학이 인센티브에 대한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구성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일부 학과의 경우 존폐위기에 몰린 상황인데다 정원을 내놔야할 학과들이 연대할 조짐을 보이면서 구조조정의 불통이 어디로 튈지 모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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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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