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과천 '변호사 vs 검사' 맞대결…재선이냐 탈환이냐
힘 있는 재선 의원이냐, 대세론 업은 여당 후보냐 '촉각'
전문가들 "여·야 대결 구도 상징성"…현역 인물론 vs 여당 상승세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처가 의혹에, 최 전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의혹에 날을 세워 온 인물로 두 거대 정당의 핵심 공략 포인트를 겨냥한 '저격수' 간 맞대결이자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주목된다.
이 지역에서 총선 3연승을 달린 민주당이 12년 만에 첫 재선 의원을 탄생시킬지, 국민의힘이 과거 보수 강세지역으로서의 명예를 되찾을지도 관심사다.
尹 처가 의혹 vs 李 사건 수사…여·야 '공격수' 진검 승부
먼저 이 의원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킬러'로 통한다.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과 관련, 사업 백지화로 야권에 책임을 돌리려던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상대로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며 전세를 뒤집어 '찐 일타강사'로 불렸다. 김 여사 일가 토지의 수변구역 개발 가능성과 국토부 노선안의 교통량 조사 왜곡 의혹 등을 제기해 국정감사에서 활약한 5인(한국갤럽 조사)에 들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의원을 단수공천하면서 "윤석열 정부 실정의 대명사 격인 양평고속도로 종점 비리 의혹을 만천하에 알렸다"며 이례적으로 상세한 공천 사유까지 덧붙였다.
이 의원이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비명계(비이재명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물론과 당 기여도로 계파를 뛰어넘은 결과다.
반대로 최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의혹 수사를 직접 지휘한 '장수'였다. 수원지법 성남지청에서 이 대표 친형 강제입원 사건을 맡았던 그는 자신의 온라인 채널 등에서 '이재명 수사를 지휘한 검사'임을 내걸어 상대 진영 수장에 대한 공격력을 앞세웠다. 방송 패널로 출연해 이 대표 사건 수사의 당위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설명에 대해서도 거들었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이 대표에게 화살을 겨누고 있는 대결 구도와도 상통한다. '한동훈 대 이재명'이라는 당의 공격 방향성에 맞춰 여당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최 전 위원장과 한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최 전 위원장을 비롯해 원 전 장관과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인 장영하 전 변호사,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갈등을 빚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등 소위 이재명 저격수 4인방을 격전지인 수도권에 전진 배치한 상태다.
과거 두 후보는 법조계에서도 맞붙을 뻔한 적이 있다. 이 의원이 변호사 시절 한 수입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해 환경오염을 초래한 기업을 두둔할 수 없다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사표를 냈는데, 당시 수사를 맡아 이름을 알린 검사가 최 전 위원장이다. 재판에서 엇갈렸던 인연이 선거판에서 맺어진 셈이다.
힘 있는 재선 의원이냐, 대세론 업은 여당 후보냐 '촉각'
이들이 결전을 치를 의왕·과천은 과거 안상수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하는 등 도내 대표적인 보수 강세 지역구였지만,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 구성이 바뀌면서 정치 성향도 변해 19대 때부터 민주당이 장악해 왔다.
올해 선거에서 안 전 의원 이후 12년 만에 민주당의 재선 의원이 탄생할지, 정권을 잡은 국민의힘이 깃발을 되찾아 올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그동안의 선거 결과들을 종합하면, 지난 세 차례(19~21대) 총선에서는 과천보다 선거인수가 2~3배가량 많은 의왕에서의 우세로 민주당이 평균 7천표 넘는 표차로 배지를 지켰다.
하지만 2년 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는 판이 뒤집혔다. 두 지역 모두 국민의힘이 연달아 승리한 것. 대선 때 8400여표였던 표차는 석 달 뒤 열린 지방선거(두 지역 시장선거 개표 합산)에서 1만 4400여표로 더 벌어졌다.
공천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1월 한 여론조사(여론조사 꽃)에서 현역인 이 의원이 최 전 위원장과의 가상대결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주당의 공천 논란으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밖 우세를 보이면서 섣불리 판세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의왕과 과천 지역내 대규모 재건축 공사 여파에 따라 인구가 대거 인접지로 빠져나간 게 이번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 "여·야 대결 구도 상징성"…현역 인물론 vs 여당 상승세
다만 인지도와 의정 성과에 기반한 재선이냐, 정부·여당의 상승세에 따른 탈환이냐를 놓고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계양의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이나 '수원벨트'처럼 여·야의 대장급 인물과 지역은 아니지만, 소장 저격수 간 대결로 상징성이 있다"며 "정부 여당 비판에 앞장서온 현직 의원의 존재감이 큰 가운데, 국민의힘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여당 후보가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라고 봤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경기도 만큼은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맞춰 대표 저격수인 이 의원을 의왕·과천에 최적 카드로 선택한 것으로 짐작된다"며 "2년 전 대선과 지방선거 때와 달리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대통령 이름을 지우고 한동훈 바람과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부각해 선전을 노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월쯤엔 국민의힘이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당시 여론조사 결과로 이 의원(민주당)의 우세를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여권에서 수도권 이슈를 선점하고 있고, 가장 최근 선거인 지방선거와 대선 결과를 보면 의왕·과천도 여당 후보가 힘을 받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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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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