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확정 트럼프 vs 확정될 바이든…68년만의 일, 승자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15개 지역에서 당 경선이 동시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 5일(현지시간) 그는 예상대로 압승했다. 16개 지역에서 경선을 치른 민주당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큰 승리를 거뒀다.
양당의 경선이 몰려 '슈퍼 화요일'로 불린 5일 두 후보 모두 각각 1개 지역을 제외하곤 모든 주에서 승리했다. 이후 공화당에서 트럼프의 유일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 사퇴를 선언하며 트럼프의 재선 도전은 공식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산술적으로 19일이 돼야 출마를 위한 대의원 수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두 사람의 2024년 미국 대선 경쟁은 1956년 이후 처음 있는 같은 후보의 재대결이 된다. 세계인의 관심은 성사된 재대결에서 누가 이기느냐다.
근래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꾸준히 앞서고 있다.(최근 3주 사이 여론조사 결과 평균 2%포인트 차이) '스트롱맨' 트럼프가 열성 지지층의 지지를 확보한 전략은 미국 국익이 모든 것에 최우선한다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캠페인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의 '미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인들은 특별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대통령의 연임을 항상 지지해왔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라크전을 벌였던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했고, 성추문 의심을 받은 빌 클린턴도 재선에 성공했다. 뉴욕타임즈(NYT) 칼럼니스트 찰스 M블로우는 "미국인은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보다 전직 대통령을 평가할 때 더 자비로운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직 대통령은 정책에 대한 평가를 실시간으로 받으며 비전만 제시하는 도전자와 싸워야 해 구조적인 불리함이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친 것도 역풍을 맞고 있다. 이날 경선에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아랍계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무효표가 속출하면서 본선 경쟁력에 의구심이 커진다. 특히 미네소타 주에서 '지지 후보 없음'은 20%를 차지해 지난주 미시간의 13%보다 크게 높았다.
여기에 고령 리스크는 바이든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4살 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77세이지만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시선은 덜 부정적이다.
트럼프의 재선까지 가는 길에도 변수는 있다. 우선 헤일리의 사퇴 이후 그의 지지층인 보수 온건파의 마음을 얼마나 가져갈지가 중요하다. 헤일리는 이날까지 2개 지역 경선에서 승리했으며 슈퍼 화요일에만도 24% 득표율을 기록했다.
법적인 문제는 선거 밖 걸림돌이다. 최근 승소로 대선 출마 자격 논란은 넘겼지만 트럼프는 앞서 대선불복 및 의회난동을 포함한 4개 사건, 91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출마 당시 포르노 스타에게 은밀히 돈을 지급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업 기록을 위조한 혐의에 대해 이달 25일 뉴욕에서 첫 형사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선거 방해 혐의로 연방 및 조지아 주에서도 별도의 기소를 받고있지만 11월 5일 선거 전에 재판이 열릴지는 불분명하다. 지난달 블룸버그 여론조사에선 11월 대선 결과를 판가름할 경합주 7곳 유권자 중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유죄를 받는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중에 재판으로 인한 변호사비도 필요한 상황. 5일 뉴욕타임스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만났다고 보도했는데, 후원금을 얻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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