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마지막 작품은 미완성… 그림 그리다 폐렴으로 쓰러져

김철중 기자 2024. 3. 7.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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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 의학] [100] 피터르 몬드리안의 격자 작품
몬드리안이 1930년에 그린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의 구성 II〉. /스위스 취리히 쿤스하우스 소장

네덜란드 화가 피트 몬드리안(1872~1944)은 20세기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추앙받는다. 그는 풍경을 묘사하는 자연주의 회화로 시작하여, 점차 형태학적 요소의 추상 스타일로 가고, 나중에는 기하학적 그림을 보였다. 몬드리안은 “예술은 현실보다 높아야 가치가 있다”며 추상예술의 미학을 말했다.

추상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몬드리안은 그림 어휘를 3가지 기본 색상(빨강, 파랑, 노랑), 3가지 기본 가치(검은색, 흰색, 회색) 그리고 2가지 기본 방향(수평과 수직)으로 제한했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선과 면의 ‘격자’ 작품은 훗날 건축, 패션, 디자인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빅토리 부기우기>는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데, 72세에 폐렴에 걸려 작품을 그리던 중 사망했기 때문이다.

폐렴은 암과 심장 질환 다음으로 한국인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뇌졸중을 4위로 밀어냈다. 70세 이상 노년층에게선 사망 원인 1위다. 만성질환이나 암 치료 때도 결국에는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 교수는 “폐렴의 흔한 증상은 기침, 객담, 발열 등이며 심할 경우 섬망, 의식 혼탁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고열을 동반한 감기와 감별이 잘 안 돼, 단순 감기로 착각하여 증상 치료만 하면 폐렴이 악화돼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거나, 감기약으로 증상 조절이 안 될 경우에는 꼭 병원을 방문하여 폐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이현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받으면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을 85%까지 예방할 수 있고, 사망률과 중환자실 입원율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단백 결합 백신과 다당 백신 두 종류가 있는데, 시차를 두고 두 백신을 모두 접종받는 게 폐렴 예방과 중증화 방지에 좋다. 몬드리안은 죽음을 앞두고도 붓을 놓지 않았다. 그것이 마지막 작품 이름처럼 업(業)의 인생 빅토리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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