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효과’ 뛰어넘는 ‘린가드 효과’
린가드가 임영웅을 뛰어넘을 기세다. 올 시즌을 앞두고 FC서울에 입단한 제시 린가드(32)는 K리그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스타 공격수.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232경기에 나서 35골을 넣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등 잉글랜드 대표로도 32경기(6골)를 기록했다.
그 린가드가 오는 10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을 상대로 홈 데뷔전을 갖는다. 그러자 예매 행렬이 폭발적으로 밀려들고 있다. FC서울 담당자는 6일 “5일 오후 6시 인터넷 예매창이 열린 뒤 30분 만에 2만7000여 장이 팔렸고, 하루 만에 3만4000여 장이 판매됐다”며 “예매 추이로만 보면 작년 4월 8일 임영웅이 시축을 하고 하프타임 공연을 했던 경기보다 빠르게 표가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가수 임영웅이 함께한 대구전엔 코로나 이후 한국 스포츠 최다 관중인 4만5007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제 린가드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분위기다. 이대로라면 4만명 이상은 물론 ‘임영웅 (관중 동원) 효과’를 뛰어넘는 규모도 기대할 만하다.
이는 전반적인 올해 프로축구 K리그 흥행 열풍을 주도하는 원동력이다. ‘린가드 효과’가 구름 관중을 불러 모으는 셈이다. 린가드는 맨유에서 활약할 당시 화려한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재미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직접 그를 보고 싶어하는 다른 팀 팬들도 많다.
린가드 홈 데뷔전을 보기 위해 영국 매체인 디애슬레틱과 데일리메일 등도 취재 신청을 마쳤다. 데일리미러는 “린가드는 서울에서 주급 1만7500파운드(약 30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그가 노팅엄 포리스트 시절 받은 주급 18만파운드(약 3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며 “그래도 그는 만족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광주FC와 벌인 원정 1라운드에 교체 출전한 린가드는 “경기장에 돌아와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시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작년 처음으로 40만명 넘는 팬을 불러 모으며 한국 스포츠 역대 한 시즌 경기당 최다 평균 관중 기록(2만2633명)을 세운 서울은 이번 인천전에서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에도 도전한다. 종전 기록은 2013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전남전 3만9871명. 당시만 해도 무료 동원 관중이 많던 시절이라 사정은 다르다. K리그는 2018년 이후 유료 관중만 집계하고 있다.
2024 K리그는 3연패(連覇)를 노리는 울산 HD와 ‘폭풍 영입’으로 옛 영광 재현에 나선 전북 현대, K리그 대표 전술가 김기동(53)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서울 등이 뜨거운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여 팬들 관심이 더욱 뜨겁다. 이미 울산은 1일 포항 스틸러스와 맞붙은 ‘동해안 더비’에서 2만8683명 관중을 불러 모으며 구단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전북도 같은 날 대전 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 2만4758명이 들어차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구단 개막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정효(49) 감독을 앞세워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킨 광주와 지역 팬들 성원이 남다른 대구도 첫 경기 매진을 달성했다.
당초 전통의 인기 구단 수원 삼성이 K리그2(2부)로 강등되면서 흥행 전선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있었으나 오히려 수원은 2부에서 관중 기록을 수차례 갈아 치울 기세다. 3일 충남아산전은 1만4196명이 경기장을 찾아 K리그2 역대 최다 관중 경기가 됐다. 2부 강등에도 변함없이 팀을 응원하겠다는 열혈 팬들이 많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한때 월드컵 등 국가대표 성적에 따라 K리그 흥행이 좌우되던 시절이 있었으나 올해는 아시안컵 부진에도 관중이 축구장에 몰리고 있다”며 “여전히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뜨겁지만, 이와 별개로 자기 팀을 응원하는 K리그 팬덤이 그만큼 확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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