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26] 피음사둔(詖淫邪遁)
‘논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문장은 이렇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不知言 無以知人也].”
말을 안다[知言]는 것은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서 잘 살펴 그 속을 정확히 읽어낸다는 뜻이다. ‘맹자’에서 제자 공손추가 “어떠해야 말을 안다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이렇게 답한다.
“편벽된 말[詖辭]을 들었을 때 그것이 숨기고 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방탕한 말[淫辭]을 들었을 때 그것이 어떤 함정에 빠져 있는지를 알고, 간사한 말[邪辭]을 들었을 때 그것이 실상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알고, 둘러대며 회피하는 말[遁辭]을 들었을 때 그것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궁한지를 아는 것이다. (이 네 가지는 그 말하는 사람의) 마음에서 생겨나와 정사에 해를 끼치고 (그것이 정치에 반영되어) 정치(나 정책)로 구현되어 (나라의) 일에 해를 끼치게 되니 공자와 같은 위대한 인물이 다시 나오신다 해도 (지언(知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내 견해를 따를 것이다.”
피사(詖辭)는 입만 열면 검찰 개혁 운운하는 조국 전 법무 장관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때는 그가 이 말을 통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핵심이다. 음사(淫辭)란 공정한 대학 입시를 첫 정책으로 발표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대표적 사례이다. 사사(邪辭)란 ‘윤석열의 강’ 운운하는 ‘조국의 강’ 주인공이 대표적이다. 둔사(遁辭)는 자녀 입시 비리에 관해 끝내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무간지옥 운운하는 조국 전 서울대 교수 입에서 나온 거의 모든 말들이다.
맹자는 네 가지만을 들어 이야기했지만 파고들면 그 유형은 훨씬 많을 것이다. 아무리 유형이 많아진다 한들 얼마 전 조국혁신당 조 대표랑 만나 공동 투쟁 운운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거의 해당될 것이다. 동기상구(同氣相求)라는 말이 있다. 같은 기운을 가진 사람은 귀신같이 서로를 찾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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