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모바일 시장 잡아라… 불붙은 ‘XR 삼국지’
선두주자 메타, 콘텐츠 강화 총력
저커버그 방한도 우군 확보 행보
애플-구글은 기존 앱 강점 활용
● 저커버그 방한도 XR 우군 확보 일환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기대를 모았지만 활용성 부족 등으로 주춤했던 XR 시장은 르네상스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XR 전용 애플리케이션(앱)과 콘텐츠 제작이 과거보다 쉬워졌다.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메타는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개발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 지난해 ‘메타 퀘스트3’까지 꾸준히 XR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XR 시장 선두 주자인 메타 외에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및 앱 장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공간 컴퓨팅’으로 이름 붙인 ‘애플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구글은 삼성, 퀄컴 등과 협력해 XR 기기 및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 빅테크 간 신경전 이미 시작
기기를 구동하는 OS와 콘텐츠 생태계인 앱 장터 주도권을 두고 빅테크 간 신경전과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구글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XR 소프트웨어 플랫폼 ‘안드로이드 XR’에 메타의 합류를 제안했지만 메타는 이를 거절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으로의 ‘합병’을 거절한 것이다.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달 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구글은 수년간 VR에 집중하지 않아 왔다”며 “그들은 파트너들에게 메타가 (앱)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구글”이라고 맞불을 놨다. 구글에는 메타의 생태계에 들어오라는 ‘역제안’도 건넸다.
애플과 구글의 강점은 기존 스마트폰 앱 시장에서의 강력한 헤게모니다. 100만∼200만 건이 넘는 앱을 보유한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과 비교해 메타의 XR 콘텐츠 앱 장터 ‘퀘스트 스토어’가 지원하는 앱은 1000개가량이다. 반대로 메타는 XR에 특화된 앱을 일찌감치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석근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 주임교수는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빅테크들이) 앱 및 여러 솔루션을 가진 업체들을 인수합병해 1위 포지션을 차지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달 메타버스 산업 진흥 및 규제 개선을 위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XR과 메타버스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조·의료·교육·게임 등 국내 주요 스타트업과 모여 산업 활성화와 정부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민간을 뒷받침하는 플랫폼 개발 등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협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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