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파업 입장 밝힌 경실련... 양비양시론의 대상 아니다
전공의 등의 파업이 3주째 접어들었다. 인천지역 대형병원에서도 의료 일손이 달려 환자들을 다 못받고 있다. 병원들은 수술을 줄이거나 진료를 연기한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전임의들까지 의료 현장을 이탈할 태세다.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아예 듣지 않으려 하는 셈이다. 전공의들은 재계약을 하지 않는 편법까지 쓰며 의료 파업을 이어가려 한다. 인천 대형병원에서도 5일 기준 216명의 전공의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아직 계약을 유지 중인 전공의 337명도 출근·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마침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경실련은 지난 5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료계 불법 집단행동 중단 및 정부의 엄정대응 촉구’였다. “의사선생님, 환자 곁으로 돌아오세요”도 내걸었다. 인천경실련도 23개 전국 지역 경실련과 함께했다.
경실련은 “환자를 떠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 부족에 따른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의 요구이자 정부가 책임져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입장 천명은 이어진다.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민생 문제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서 결코 후퇴해서는 안 된다.” “불법 진료 거부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의사 면허는 환자를 살리라고 국가가 의료독점권을 부여한 자격임에도 의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오히려 환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경실련은 환자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려는 의사들의 특권의식과 오만을 바로잡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다.”
별로 틀린 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일반시민들은 우선 의과대학 신입생 늘리는 게 뭐라고 죽자살자 하는지가 의아하다. 엊그제 한 의대 교수는 삭발까지 했다. 해외 언론에서는 ‘해괴하다’는 반응이다. 반도체·AI·바이오 기술자들은 자기네 몸값 올리려 관련 학과 신설을 가로막고 나서지 않는다. 용접 기술자들도 자격증을 동결하면 더 대우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전공의들은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생 신분이다. 신입생을 늘린다고 사관생도들이 국방 일선을 이탈하는 것과 뭣이 다른가. 무엇을 얻기 위해 이런 소모적 자기비하를 이어가는가. 이번 의료파업은 양비양시론의 대상이 아니다. 의료파업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은 뚜렷하고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 시민단체가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해 준 회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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