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짐승’처럼 물·전기 퍼먹는 이것, 전세계 골머리

유지한 기자 2024. 3.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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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가 ‘굶주린 짐승’처럼 전기와 물을 먹어치우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물과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당국이 규제 강도를 높이자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내 '서버룸'. 수많은 서버를 보관하는 공간 (네이버 제공) /뉴스1

최근 생성형 AI 열풍이 불면서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세계 곳곳에서 건설되고 있습니다. 현재 8000개에 달하는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입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2022년 데이터센터 유지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물 사용량을 전년보다 34%, 구글은 22% 늘렸습니다. 2027년에는 세계 데이터센터 물 소비량이 영국의 한 해 물 소비량의 절반에 해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배 이상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국가 전력망에도 큰 부담을 줍니다.

칠레 환경 법원은 구글의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를 일부 취소하며, 구글에 서버 냉각 시스템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 당국은 지난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거부했고, 미국 버지니아주와 독일은 최근 주거 지역 인근에 데이터센터 허가를 제한하고 재생 에너지 사용과 폐열 재사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우루과이에서는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두고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전력 효율을 높일 시스템을 도입하고 물을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24시간 운영 가능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까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2년 1762MW(메가와트)에서 2029년 4만9397MW로 폭증할 전망입니다. 한국도 몇 년 내에 데이터센터발 물 부족과 전력망 문제를 겪게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각국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미리 대비해야 데이터센터가 한국의 AI 경쟁력을 발목 잡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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