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야당의 정체성

김창학 기자 2024. 3.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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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학 정치부 국장

후안무치(厚顔無恥·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음), 철면피(鐵面皮·쇠로 만든 낯가죽. 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운 사람을 낮잡아 부름).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이다. 정치권에 이토록 혐오감을 느낄 때가 있었나?

DJ는 동서 화합을 위해 계보정치를 스스로 끊었다. 포용과 화합의 신념이다. 하지만 오늘날 야당은 DJ의 시대정신을 죽였다.

사법리스크를 막고 방탄국회를 만들기 위해 ‘비명(非明)횡사’에 현역을 컷오프, 공천 내분을 자초한 제1야당.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장관의 신당 창당.

당 대표 선거에서 돈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옥중 창당’을 선언했다. ‘조·송’ 신당 창당 명분은 ‘독재정권 종식’, ‘검찰 해체’. 미뤄 보건대 자신들의 범죄를 검찰독재 시대의 산물로 여기는 듯하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8조 1항에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규정했다.

재판 중인 범죄 혐의자라도 피선거권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창당은 권리다. 그러나 1,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상 법률심인 3심(대법원)에서 뒤집힐 일은 극히 드물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 의원직을 상실, 복역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금배지를 달려는 불순한 목적이 뻔히 보인다.

롤모델은 이재명 대표. 무려 9개 혐의로 기소됐거나 수사 중이지만 여전히 거침없고 위풍당당하다. 최근 정당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46.7%, 더불어민주당 39.1%(리얼미터). 한국갤럽도 국민의힘 40%, 민주당 33%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밖이다. 야당이 정체성을 찾아야 할 이유다.

김창학 기자 c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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