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규제 맞서 ‘AI+’ 꺼내든 中, 과학기술 예산 10% 대폭 증액
리창 “AI+ 디지털 클러스터 구축”
美와 기술패권 경쟁 치열해질듯
런민은행장 “은행 지준율 인하 여지”
이런 방침이 극도로 위축된 내수시장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껏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부동산 시장 등이 어려워지자 첨단 제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국이 과학기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AI와 6세대(6G) 이동통신 등을 둘러싼 미중 기술패권 경쟁도 지금보다 훨씬 거세질 전망이다.
● 올해 과학기술 예산만 68조 원 투입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리창(李强) 총리의 업무보고에서도 드러난다. 리 총리는 “새로운 생산력의 발전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표준 지침과 품질을 강화해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를 더 많이 창출하자”고 제안했다. 해당 분야로는 커넥티드카(스마트카)와 첨단 수소 에너지, 바이오 제조, 항공우주 산업 등을 꼽았다.
리 총리는 ‘AI+’라는 개념도 처음 사용했다. 중국은 2010년대에 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라는 용어를 쓴 적이 있다. 리 총리는 “AI+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 시진핑 “고품질 발전 위해 장애물 없애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첨단 기술 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5일 시 주석은 장쑤(江蘇)성 대표단을 만나 “과학기술, 교육, 인재 제도 등 개혁을 심화하고 새로운 생산력 발전을 가로막는 병목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에서 경제 규모가 2위인 장쑤성은 하이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시 주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장쑤성 대표단을 처음으로 만난 것 자체가 첨단 산업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이번 양회를 계기로 중국이 본격적인 경제 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24년 경제·사회 발전 계획’ 보고서에서 ‘혁신을 통한 산업 시스템 현대화’를 10대 핵심과제에서 최우선으로 꼽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경제의 구조적 업그레이드를 겪고 있다”며 “생산성 도약의 핵심은 과학기술 혁신”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 가능성도 거론했다. 6일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판궁성(潘功勝) 런민(人民)은행장이 “현재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은 평균 7%로, 앞으로 더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할 돈이 줄어들어 시장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이는 리 총리의 업무보고에 구체적인 대책이 빠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 행장은 이어 “개인 모기지 대출 등 사회금융 비용 절감은 투자와 소비를 살릴 것”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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