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입학하면 사내직원 대우…‘월클 제조인력’ 키우는 일본의 숨은 저력
중졸·고졸 대상 1~3년 과정
첨단기술 훈련·현장감각 익혀
실습실엔 100억원대 장비
졸업생 1만여명 덴소 경쟁력
韓도 기능인재 양성 공들여
삼성, 훈련센터 17년째 운영
리옹 기능올림픽 전폭
일본 아이치현 안조시에 위치한 덴소공업학교는 덴소 다카타나 공장과 바로 맞닿아 있었다. ‘제조 일꾼’을 육성한 뒤 즉시 현장으로 투입하겠다는 덴소의 전략이 잘 담겨있는 배치다.
덴소공업학교의 역사는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 공장 내에서 10대 직원 34명을 직접 교육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졸업자 대상 3년 과정과 고등학교 졸업자 대상 1년 심화 과정의 두 가지 트랙으로 운영된다. 현재도 이곳에서 배출된 6000여명 이상 졸업생들이 덴소를 중심으로 현업에서 활발하게 근무하고 있다.
관련 책임자인 이토 마사히로 덴소 기능인재양성부 탁월기능수련실장은 “제조업의 근본은 결국 사람 만들기라는 기업 철학 아래 이어져온 교육 시스템”이라면서 “덴소는 사람을 최대 경영 자본으로 여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례로 지난 2020년에 있었던 ‘마스크 내재화 프로젝트’를 꼽았다. 코로나19 창궐 초기 당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극심한 마스크 부족 현상에 시달리며 공장 라인 가동이 위태로운 순간을 맞았다. 이때 덴소의 기능 인재들이 나섰다.
이들은 마스크를 만들기 위한 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후 사내 클린 부스를 구축하고 위생면을 활용해 생산한 뒤 내부적으로 사용했다. 이토 실장은 “자동차 부품회사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분야였지만 ‘필요하면 만든다’는 마음으로 제조했다”면서 “공장 운영에 차질 없도록 했고 사회적인 마스크 부족 현상 완화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제조 본능은 회사 미래를 이끌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토 실장은 “기능 인재들이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 개발이나 사내의 물자를 자동 운반하는 자율주행로봇(AMR)의 개발 등 다양한 미래먹거리 제품들을 개발하고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덴소 기능인력들의 기술력은 덴소공업학교의 꽃이라 불리는 실습실에서 연마된다. 국제기능올림픽 출전 선수들도 훈련 시설로 사용하는 곳이다. 실제 덴소 현장에서 사용하는 100억원 이상 독일산 플라즈마 절삭기기 등 고가 설비들이 이곳에도 탑재되어 있었다. 지난 수십년간 이곳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졸업 후 현업에서 즉시전력으로 자연스럽게 기여하게 된 배경이다.
또 일본인 선수 사이 사이 덴소 마크가 새겨진 훈련복을 입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태국 등 덴소 해외지사에서 발굴한 인재들이다. 덴소는 이들을 유학생으로 불러 일본어 교육과 기능올림픽 훈련을 지원한다. 덴소 측은 “이들이 모국의 선수 자격으로 수상을 한 뒤 덴소에 취업해 제조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덴소 이외에도 도요타, 히타치 등 많은 제조 기업이 인재 육성을 위해 기능올림픽 출전 선수단을 자체적으로 꾸리고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등이 주도적으로 이 같은 기능 인재 육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2007년부터 국제기능올림픽을 출전하는 선수를 위한 훈련센터를 마련하고 각 직종에 맞는 장비와 코치진을 갖춰 선수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통해 채용한 인력만 해도 1600여명에 달한다. 현재 2024년 리옹 국제기능올림픽을 목표로 국가대표로 육성하고 있는 선수는 총 2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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