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라미란·주현영, 웃기지만 우습지 않은 배우들 [Oh!쎈 초점]
[OSEN=김채연 기자] 관객을 웃음 짓게 하는 배우들이 말아주는 코미디야말로 믿고 볼만한 작품 아닐까. 여기 관객에 웃음을 유발하지만 우습지 않은 배우들이 있다.
먼저 예능,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웃음을 전하는 배우 라미란은 ‘치타 여사’로 얼굴을 알렸다. 실제 배우 역시 재치있고 유쾌한 모습을 드러냈고, 이는 연기에 그대로 드러났다. 크게 액션을 하는 것도, 애드립을 넣는 것도 아닌데 라미란이 나와서 웃겨야 하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웃음꽃이 터진다.
그렇기 때문에 라미란은 은근히 예능에서도 잘 먹히는 캐릭터다. ‘응답하라 1988’ 이후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는 과감하게 아이돌에 도전했고, 이때 인연을 맺은 김숙과 tvN ‘주말 사용 설명서’에 출연해 다양한 문화를 설명했다. 캠핑이 취미인 라미란은 현재 한가인, 류혜영, 조보아와 함께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편’에 출연하며 남다른 매력을 뽐내기도. 털털한 모습을 중심으로 ‘이렇게까지 먹어도 돼?’ 싶은 라미란 표 다식원의 매력에 시청자들도 이끌리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코미디를 잘하는 라미란은 연기 부분에서는 진심이다. 지난 1월 개봉한 ‘시민덕희’가 코믹 수사물로 추측되는 부분에 대해 그는 “‘정직한 후보’(2022) 빼고는 코미디 영화가 거의 없다. 관객들이 제게 그런 기대감이 있다면 배우로서 분발해야 한다”고 우려하며 “라미란이라는 사람이 한 가지 모습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배역을 고를 때 많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특히 라미란은 잦은 예능 출연에 대해서 “1년 넘게 안 보이면 금방 잊히는 게 배우라는 직업이다. 몇 년에 한 번씩 좋은 작품에 몰두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음 작품이 없으면 ‘이러다 계속 노는 것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면서 “존재감을 잃고 싶지 않아 예능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라미란이 코미디 잘하는 70년대생 배우를 대표한다면, 8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는 바로 이하늬 아닐까. 2006년 미스코리아 진, 2007년 미스 유니버스 4위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이하늬는 2009년 드라마 ‘파트너’를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이후 ‘파스타’, ‘불굴의 며느리’, ‘불후의 명작’, ‘상어’, ‘모던파머’ 영화 ‘연가시’, ‘타짜: 신의 손’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던 이하늬는 2017년 영화 ‘부라더’에 이어 2019년 영화 ‘극한직업’, SBS ‘열혈사제’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라는 각인을 새겼다.
특히 2019년 ‘극한직업’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열혈사제도 22%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하며 이하늬가 외모를 강조하거나, 누구를 받쳐주는 연기보다는 원톱으로 나와 코미디를 기반으로 쫄깃한 말맛을 살리는 연기를 더 잘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2021년 SBS ‘원 더 우먼’에서 참하지만, 어딘가 차가운 재벌집 며느리 강미나와 정반대 성격의 호탕한 왈가닥 검사 조연주, 두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하는 것은 물론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해 연말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 코미디·로맨스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결혼과 출산의 공백으로 2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서 이하늬는 밤이 되면 담을 넘는 15년 차 수절과부 여화를 연기했다. 이하늬는 기가 막힌 액션 연기는 물론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는 더욱 숙성돼 MBC 드라마 흥행을 이었다. 도회적인 외모와 반대되는 능청스러운 코미디에 2년 만의 복귀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의 대성공을 이끌었다.
두 사람을 이어 90년대 여배우 중 코미디 연기로 단연 1등은 바로 이 배우, 주현영 아닐까. 자타공인 연기력을 인정받는 주현영은 드라마보다는 예능으로 얼굴을 먼저 알렸다. 2021년 9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1에 출연했던 주현영은 ‘주기자’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 스타덤에 올랐다.
‘앵커님, 제가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좋은 질문? 지적? 아무튼 감사합니다’라는 대사로 안방극장을 뒤집어 놨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만한 사회초년생의 압박감을 실감 나게 표현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와 대비되는 자신감 있는 태도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기도.
이후 주현영은 예능에서도 꾸준히 활약하며 자신의 재능을 펼쳤고, 다양한 드라마에도 출연해 배우라는 본업을 지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동그라미 역을 시작으로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에서는 코미디는 물론, 정극 연기에도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특별출연한 ‘웨딩 임파서블’에서는 무명배우인 나아정(전종서 분)의 대학 동기이자 현직 톱배우 홍나리 역으로 등장해, 대학 시절 나아정에 밀려 만년 2등 신세였으나 데뷔 후 전세역전에 성공한 뒤 깐족거리는 킹받는 연기로 주목받기도.
더불어 최근 종영된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에서는 스토킹도 서슴지 않는 주집착부터 9년째 고시 공부 중인 주만년, 성공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저지르는 주변호,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신여성 주모던, 미생물에 미친 여자 주연구까지 5개의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크라임씬 리턴즈’까지 본다면 주현영을 단순히 코미디만 잘하는 배우라고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꾸준하게 코미디를 기반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배우들이 흥행도 이끌며 주목받고 있다. 70년대생 라미란, 80년대생 이하늬, 90년대생 주현영에 이어 2000년대생 배우 중 또 어떤 누가 코미디를 기반으로 멋진 연기를 보여줄까. 웃기지만 우습지만은 않은 배우들이 더욱 늘어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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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드라마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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