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지쳐가는 마음…돌볼 ‘의사’ 정녕 없나요[금주의 B컷]

한수빈 기자 2024. 3. 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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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사들 간의 갈등이 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주말이 지나가면…’ ‘다음달이 되면…’이라는 바람이 무색하게도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진기자로 의료진, 환자, 응급실 등 병원을 맴돌며 새로운 장면을 담아내긴 쉽지 않고, 오늘은 또 뭘 찍을지 고민은 깊어집니다.

어떤 현장은 카메라를 들기가 참 불편합니다. 일에 앞서 찍히는 당사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그렇습니다.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이렇게까지 (취재)할 일인가’ 망설여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장기입원 중인 것으로 보이는 어린 환자와 휠체어를 미는 보호자를 봤을 때도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 선뜻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휠체어를 지나친 뒤 뒤돌아 엘리베이터에 비친 모습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데, 문득 ‘저 아이는 인생의 몇 퍼센트를 병원에서 보냈을까?’ 궁금했습니다. 병동에 북적이는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를 보며 의대 증원의 ‘실현’과 ‘저지’라는 강경한 대치에 환자들의 목소리는 비집고 들 공간이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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