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자에 구호품 2차 공중 투하…“이스라엘 압박해 육로 보급 나서야” 목소리
미국이 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개전 후 두 번째 구호품 ‘공중 투하’ 작전을 진행했다. 하지만 비행기를 통해 보급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고, 낙하물에 민간인이 다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미군이 개입해 육로 수송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요르단군과 함께 군용기를 띄워 가자지구에 3만6800명분의 즉석식품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3만8000명분)에 이은 두 번째 구호품 공중 투하 작전이다. 중부사령부는 “공중 투하와 관련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병력이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며 “향후 몇차례 더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이 이스라엘을 압박해 육로를 통한 정상적인 구호품 보급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식량 반입을 방해하는 것을 미군이 제어하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구호품 약탈 등의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논리다.
BBC는 “공중에서 식량을 전달하는 방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미군 개입을 촉구하는 가자지구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구호 활동 중인 멜라니 워드는 “구호품과 활동가들이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육로를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개방할 수 있도록 미국·영국 등 서방이 관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주민 사미르 아보 사바는 “이런 방식의 지원은 가자지구 사람들에겐 아무 소용이 없다”며 “우리가 지금 원하는 바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강요하고, 무기와 미사일 제공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스라엘에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미국은 가자지구 지상군 파견엔 일단 선을 그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병력을 가자지구 지상에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유엔은 가자지구 인구 4분의 1 이상이 기근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며 “미국의 구호품 공중 투하는 (가자지구에) 모욕적일 정도로 사소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또 “아무리 많은 지원이 제공되더라도 분쟁이 계속된다면 무용지물”이라면서 “미국은 팔레스타인에 (구호품 공중 투하라는) 상징적인 행위 대신 진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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