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가능성' 서울 개막전이 변수...'4년 1068억' 김하성, 왜 SD 잔류 확률이 높을까
[OSEN=조형래 기자] 서울 개막전이 김하성 트레이드의 중대한 변수가 됐다. 지난 겨울 내내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던 김하성이었지만 서울 개막전이 다가오면서 샌디에이고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2024시즌을 치를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북미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 데니스 린은 6일(이하 한국시간), 독자들과 메일백 질의응답 코너를 통해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과 향후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샌디에이고의 팬은 린 기자에게 ‘김하성이 서울 시리즈 이후 나머지 정규시즌 경기 이전에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있나요? 만약 그러면 시즌 내 트레이드로 간주되어 퀄리파잉 오퍼 자격이 사라져서 김하성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문이 있는데, 이에 대해 들은 게 있나요?’라고 질문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에게 원 소속팀이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의하는 것을 말한다. 당초 FA 선수들의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의거한 성적으로 선수 등급을 나눠서 보상 규정을 정했지만 2012년부터 퀄리파잉 오퍼 방식이 도입돼서 FA 선수들의 보상 지명권이 정해진다.
지난해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2325만 5000달러였다. 원 소속 구단들은 FA 계약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건네고, 이적을 하게 되면 보상 지명권을 받는다. 보상을 받기 위한 원 소속구단의 최소한의 안전 장치다. 만약 퀄리파잉 오퍼를 선수 측이 받아들이게 되면 1년 계약을 맺는다. 선수는 커리어 중 퀄리파잉 오퍼를 한 번만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원 소속팀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는 7명으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맷 채프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니 그레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쉬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 블레이크 스넬이었다. 이들 모두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고 오타니, 채프먼, 그레이, 헤이더가 이적했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김하성의 퀄리파잉 오퍼와 관련해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퀄리파잉 오퍼의 또 다른 조건은 시즌 중 트레이드 여부다. 시즌 중 트레이드가 된 선수는 퀄리파잉 오퍼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즌 중 이적한 선수는 보상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서울 개막전이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서울 개막전은 3월20~21일에 열린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약 열흘이 지난 3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미국 본토 개막전을 치른다. 서울 개막전이 다른 구단들의 본토 개막전보다 먼저 열리게 되면서 전례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만약 서울 개막전이 끝나고 본토 개막전이 시작되기 전 김하성 트레이드가 이뤄지면 퀄리파잉 오퍼 자격에 대한 여부가 불분명하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개막을 했지만 다른 28개 구단은 개막을 하기 전 상태다. 해석의 여지가 다분하다.
김하성 입장에서는 이 기간 트레이드가 될 경우, 시즌 중으로 인정되어 퀄리파잉 오퍼의 족쇄가 사라지는 게 좋다. 반면 김하성을 데려가는 구단은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수도 없고 제대로 된 이적 보상도 받지 못한다. 김하성을 데려가는 구단이 연장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망설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팬들 역시 궁금해 한다. 이런 상황이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의 동행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데니르 린 기자는 “현 시점에서 3월 말에 트레이드가 된다면 매우 놀랄 것이다”라면서 서울 개막전 이후, 본토 개막전 이전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어 “보가츠에게 포지션 변경을 요청하는 것을 기다렸는데 이는 김하성의 트레이드 시장을 탐색했기 때문이다. 만족할만한 거래가 성사되지 않자 내야 한가운데를 뒤집었다”라면서 “만약 김하성을 트레이드 한다면 보가츠를 다시 유격수로 돌려보낼 수 있지만 빠른 전환은 구단을 다시 당황스럽게 할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최소 몇주 전보다는 김하성과 연장 가능성이 낙관적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퀄리파잉 오퍼와 관련해서는 “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2012년 퀄리파잉 오퍼가 도입된 이후 전례가 없는 상황이고 메이저리그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중계 빙송사의 파산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며 오프 시즌 주요 FA 선수들을 놓쳤다. 스넬과 헤이더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했지만 거절 당했다. 또 다른 예비 FA인 후안 소토를 울며 겨자먹기로 트레이드 시켰던 샌디에이고다. 역시 ‘예비 FA’인 김하성도 트레이드 대상이었고 다른 구단들의 문의를 받았다.
AJ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과 관련해서 비시즌 내내 꾸준한 태도를 취해왔다. 오는 전화는 끊지 않고 있다”라면서 김하성과 관련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김하성은 우리 팀의 핵심 선수다. 지난해 어떤 선수못지 않게 그라운드에서 중요한 선수였다.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김하성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하성도 샌디에이고 잔류를 최우선으로 바라고 있다. 그는 “샌디에이고가 너무 좋다. 떠나기 싫다. 다른 팀에 가면 샌디에이고 팬들처럼 나를 이렇게 좋아해줄까 하는 생각이 크게 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그렇고 재작년에도 계속 경쟁을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올해 내가 더 잘해야 팀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할 거고,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팀에 있을 수 있다. 경쟁하는 상대가 없어도 나 자신과 계속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면서 샌디에이고의 잔류를 바라고 있다.
현재 시범경기에서 7경기 타율 4할(15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OPS 1.259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디애슬레틱’의 팀 브리튼은 김하성의 가치를 4년 8000만 달러(1068억원)으로 예측했다. 김하성은 원하는대로 샌디에이고에 잔류하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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