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송중기 "사랑, 다시 보니 예뻐 보여…아들과 입술이 붕어빵"('로기완')[TEN인터뷰]

김지원 2024. 3. 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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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주연 송중기
7년 전 고사했지만 번복 "바뀐 건 내 생각"
"헝가리 화장실서 촬영하기도"
"아내, '짠하다'는 감상평"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송중기 / 사진제공=넷플릭스



"저도 가장 궁금했던 게 (영화에 대한) 제 아내의 반응이었어요. 아내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서 극 중 탈북한 기완이 중국에 있다가 벨기에에 넘어가는 등의 설정을 이해할까 걱정했는데 알더고요. 와이프는 제가 찍는 걸 다 봤기 때문에 짠했나봐요. 고생했다는 얘기를 가장 먼저 하더라고요. 영화를 보곤 '위안이 된다'고 했어요."

아내, 아들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송중기가 자신의 출영 영화 '로기완'을 본 아내의 반응을 이같이 전했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와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 송중기는 탈북 후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홀로 벨기에로 향한 로기완 역을 맡았다.



송중기가 이 영화와 연을 맺은 건 이미 7년 전 일이다.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그는 출연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했다. 그는 "작품을 하자고 해놓고 고사했으니 내 실수고 잘못"이라고 말했다. 극 중 기완은 탈북 후 벨기에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아야 그곳에서 생활할 수 있다. 까딱 잘못했다간 강제 출국 당할 수 있는 '생존'이 걸린 상황에 "어떻게 사랑타령을 하냐"는 것. 송중기는 "나 때문에 누군가가 희생된 상황이고, 그 누군가는 더욱이 엄마다. 7년 전에도 그렇고 이 영화의 키워드는 '죄책감'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해결이 안 돼서 7년 전에도 고사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가 이 대본을 다시 받게 된 건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당시다.

"다시 봤을 때는 공감됐어요. 대본은 크게 바뀐 게 없었으니 바뀐 건 제 생각이죠. 기완은 살아남고 싶었을 테고, 살아남다 보면 또 잘 살고 싶을 테고… 나약한 인간이 잘 산다는 건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잘 살아간다는 거 아닐까요. 그게 사랑인 거죠. 예전에는 그 감정이 사치 아닌가 했는데 다시 보니 그게 예뻐 보였어요. 나이를 먹었나 봐요. 사람이란 게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 지금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때그때 느꼈던 바, 관심사가 대본을 고를 때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극한 상황에 놓인 기완의 복합적인 감정을 연기하는 게 쉽진 않았다. 몸보다 마음이 힘들었다. 송중기는 "더 힘든 건 다른 작품들에서 해봤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견딜 만했다. 하지만 밑바닥에 깔려있는 정서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로기완' 촬영의 대부분은 헝가리에서 약 5개월간 진행됐는데, 초반 한 달은 대부분 송중기 촬영분이었다고 한다.

"'다큐 3일'처럼 찍었어요. 초반에 기완이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장면은 실제 헝가리에 있는 공중 화장실에 촬영 감독님과 제가 둘이 들어가서 찍은 신이에요. 처음 대본엔 영화 시작 후 40분은 지나야 여주인공이 등장했어요. 지금은 편집한 거지만요. 이 영화가 뒤에 달려갈 때 기완이 처한 상황, 감정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야 한다고 감독님이 판단하셨던 것 같아요. 공들여 찍었죠. 한 달을 다른 배우들 없이 혼자 찍었으니까요. 그래도 출연료 받았는데 해야죠. 하하."

송중기 / 사진제공=넷플릭스



송중기는 앞서 영화 '화란'에 노개런티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화란'과 '로기완'은 상업성보다는 의미에 초점이 맞춰진 작품인 것. 송중기는 "'화란', '로기완'이 메이저한 정서의 영화는 아니다. 주인공으로서 흥행시키고 싶다는 욕심, 책임감은 있다. 그런 책임감이 없으면 돈 많이 받으면 안 된다. 혼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인공이 되면서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된 건 당연하고, 주인공이 아니었을 때도 그런 생각은 많이 했어요. 일상 생활에서도 작품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대단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일하다 보면 홍보팀도 있고, 현장에 나가면 촬영팀, 조명팀, 제작팀에 밥차 사장님도 있어요. 각자 가정이 있고 다들 열심히 사는 가장이죠. 이 산업에서 제가 앞에 있는 주인공 역할을 맡았을 때 잘해야죠. 모두의 인생이 걸려있다고 생각해요. 진지하게 안할 수 없죠."

송중기 / 사진제공=넷플릭스



'로기완' 로케이션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진행되는 약 5개월간, 송중기의 아내도 동행했다. 송중기는 2023년 1월 결혼했으며, 같은해 6월 아들을 얻었다. 최근 열린 '로기완' VIP 시사회에도 그의 아내가 참석해 화제가 됐다.

"화제가 된다는 게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아요. 그래도 제 직업이 직업인 만큼 아기는 공개가 안 됐으면 좋겠단 바람이 있어요. 아이는 공개되는 걸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것 말고는 자연스러운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닐까요. 하하."

송중기는 "아들 입술은 저를 닮은 것 같다고 하더라. 친한 친구들은 제 성격은 안 닮았으면 한다더라"며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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