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이사진에 ‘새 바람’…여성·산업계 비중 늘어
여성 사외이사 비중 30% 넘어
금융권 관계자 “이사진 확충 필요하다는 데 공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여성과 산업계 이사들의 비중을 늘리는 등 이사진을 다양하게 구성해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달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임 사외이사 추천 작업을 모두 마쳤다. 기존 사외이사 중 7명이 임기 만료 또는 사의로 퇴임하고, 9명의 신규 인사가 해당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KB금융은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신한금융은 최영권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와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를 후보에 올렸다.
하나금융은 주영섭 전 관세청장과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 대표이사, 윤심 전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을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수가 8명에서 9명으로 늘게 됐다.
우리금융 역시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후보로 내세우면서 사외이사 규모를 6명에서 7명으로 확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주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을 차치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이사진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 학계 위주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에 대한 보강이 산업계 쪽으로 필요한 상황이고, 사내이사 측면에서도 책임 경영이 강조되고 있다”며 “결국 이사진의 전문성 확대와 책임 경영 강조를 위한 측면에서 사외이사 및 사내이사가 전반적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여성 사외이사의 수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가 1명에서 2명으로 증가하면서 그 비중이 12.5%에서 22.2%로 확대됐다. 신한금융은 여성 이사가 3명으로 늘어 기존 22.2%에서 33.3%로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여성 사외이사를 2명 추천하면서 비중이 16.7%에서 28.6%로 늘어났다.
이번 사외이사 인선 작업으로 4대 금융지주의 여성 사외이사는 32명 중 10명(약 31.3%)으로 증가하면서 여성 비중이 30%를 넘게 됐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보이는 이 같은 기조는 당국이 지난해 12월 마련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모범관행을 발표하면서 “국내 금융지주 전체 이사 중 여성 이사 비중은 약 12%”이라며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도 8개에 달해 최근 강조되는 젠더 다양성은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융지주들이 사회적인 분위기나 당국의 주문을 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k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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