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가동률 줄자…간호사·직원들에 ‘무급휴가’ 쓰라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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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행동이 2주 넘게 진행된 6일, 병원들이 무급휴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병원들이 수익이 줄자 간호사, 병원 직원 등을 상대로 무급휴가를 강요해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같은 날 서울대병원도 병동 간호사를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 시행을, 경희의료원도 의사 외 직군에 1주일 단위 무급휴가 신청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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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원들 수입 30억 이상 줄어
서울대·아산·경희 등 무급휴가 공지
“병원에서 무급휴가를 신청하라면서 안 쓸 거면 다른 병동으로 가라고 한다. 일할 거면 완전히 다른 일을 하라는데, 간호사 입장에선 무급휴가를 쓸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밥그릇 지키려고 싸우는 건데, 피해는 왜 우리 간호사가 받아야 하느냐”(서울대병원 20년차 간호사 김혜정씨)
전공의 집단행동이 2주 넘게 진행된 6일, 병원들이 무급휴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병원들이 수익이 줄자 간호사, 병원 직원 등을 상대로 무급휴가를 강요해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한간호협회에는 간호사들의 무급휴가 강요와 관련된 신고가 상당수 접수되고 있다.
이날 복수의 병원과 소속 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4일 사무·보건·기술·간호직 등을 대상으로 하루 단위로 1개월 이내 한시적으로 무급휴가를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같은 날 서울대병원도 병동 간호사를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 시행을, 경희의료원도 의사 외 직군에 1주일 단위 무급휴가 신청을 안내했다. 지역 한 사립대병원도 지난 5일 무급휴가를 실시하려고 했다가 노조가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한겨레에 “이번주부터 병상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병원이 나오면서 무급휴직 강요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행동 기간인 2월20~27일 8개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55.3%로 지난해 같은 기간(78.8%)보다 23.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수입 감소로 이어져, 병원 한곳당 평균 의료수입액은 약 160억원으로 전년(약 191억원)보다 30억원 넘게 줄었다.
“왜 우리가 피해” 사실상 강요에 반발
노동계 “위법…휴업수장 지급해야”
노동계는 무급휴가를 강제한다며 반발했다. 박 부위원장은 “전공의 사직 사태에 따른 환자와 수입 감소는 병원에 책임이 있어 무급휴가를 요구할 게 아니라,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46조)은 사용자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업 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 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무급휴가 강요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병원이 내부 경영상 이유로 쉬도록 하는 것이라 휴업수당을 지급하는 게 맞다”며 “병원들이 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희망을 받고 있지만, 현장에선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만큼 처벌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관련 법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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