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사과도 8개 2만원 주고 사먹어야 하는데...‘방역 타령’만 하는 정부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2024. 3. 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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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보조개 사과 판매에 들어갔다.

보조개 사과를 포함한 사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작황 부진 등의 이유로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 "이르면 4월에는 보조개 사과와 같은 '반전참외'를 내놔 소비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지(1293만원), 딸기(1270만원), 파프리카(1109만원), 노지 사과(336만원)도 농가 소득액이 높은 품목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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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71%↑ 귤 78%↑…과일값 상승률 32년만에 최고
사과 가격 부담 느낀 소비자
대체품으로 귤·토마토 선택
연쇄적으로 과일 가격 올려
지난해 폭우·탄저병 여파도
신선식품 수요 늘어나는데
검역에 주요 과일 수입 막혀
사과와 귤을 비롯한 과일 값이 치솟으면서 2월 물가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1년 전보다 귤은 78.1%, 사과는 71% 급등했다. 6일 서울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사과를 고르고 있다. [이충우 기자]
# 6일 서울 서대문구 이마트 신촌점. 50대 여성 김 모씨가 일명 ‘보조개(못난이) 사과’가 담긴 봉지를 연신 살펴보며 상태 좋은 제품을 찾고 있었다. 이날 이마트는 보조개 사과를 8개에 1만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으로 20% 할인 중인 사과 제품이 5~6개에 1만432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가장 저렴한 상품이다. 이마트 인근 과일가게에서는 청송사과가 3알에 7500원으로 개당 2500원에 꼴에 팔리고 있었다. 김씨는 “과일을 못 사먹은지가 한 두 달 정도 된거 같은데 사과를 싸게 판매한다고 해서 나왔다”면서 “보조개 사과는 그래도 다른 제품보다 저렴한 편인 거 같아 한봉지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반 사과는 가격부담이 아무래도 큰 상태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보조개 사과 판매에 들어갔다. 보조개 사과를 포함한 사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작황 부진 등의 이유로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 “이르면 4월에는 보조개 사과와 같은 ‘반전참외’를 내놔 소비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역 문제로 수입이 이뤄지지 않는 사과를 비롯해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은 과일과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전보다 71.0%나 올랐다. 사과값이 반년넘게 치솟다보니 보다 소비자들이 대체재로 찾아나선 다른 과일값까지 연쇄 급증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귤은 78.1%, 배 61.1%, 토마토 56.3%, 딸기 23.3% 가격이 올랐다. 이에 지난달 신선과실 가격 상승률(41.2%)은 3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이 급격한 가격 상승 원인은 일차적으로 지난해 집중호우를 비롯한 악천후와 탄저병으로 인한 공급 감소다. 더욱 문제는 최근의 기상 여건도 녹록한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조량 부족에 최근 참외 출하에도 타격이 발생했다. 참외 업계 관계자는 “거의 재해 수준이고 발효과는 전년보다 3배가 늘었다”면서 “지난해에도 추운 날씨로 출하량이 적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출하량이 30% 이상 더 줄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상 악화에 더해 일부 품목의 경우 현실적으로 수입이 막혀 있어 공급이 제한점이라는 점도 가격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신선한 과채류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가격이 급등한 농산물 중에는 국내에서 검역을 이유로 수입되지 않은 품목이 상당수 있다. 현재 사과, 배, 복숭아, 수박, 대추, 오이, 고추 등 8개 작물이 검역 문제로 국내에 수입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 농산물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8단계의 검역 절차를 통해 사실상 수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과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외국 사과가 검역 1~2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느린 검역에 대해 과실파리을 비롯한 해충의 국내 유입 우려를 이유로 들며 “과학적 절차에 따라 검역 진행 중”이란 입장이다. 농림부도 검역완화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당분간 사과수입을 통한 물량 확대 가능성은 전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할당관세 대상을 확대하고 주력 소비과일 검역 완화 등 구조적 공급 확대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계청·농촌진흥청 가격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과실·채소 상당수는 농가 소득 상위 작목이다. 지난 2019~2023년 사이 가격 상승률이 컸던 과채는 오이(45.4%), 딸기(43.8%), 포도(43.0%), 사과(36.9%) 순이다. 농진청 데이터 분석 결과 2022년 기준 오이가 농지 1000㎡당 소득액 1803만원으로 1위다. 가지(1293만원), 딸기(1270만원), 파프리카(1109만원), 노지 사과(336만원)도 농가 소득액이 높은 품목에 속한다. 농가 고소득 작목일수록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해당 과실·채소를 구입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올해에도 국제유가는 물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 연초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이 영향 받아 지난달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635.4원으로 전주 대비 8.3원 상승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는 다시 하향 추세다. 이번 주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81.5달러로 전주 대비 0.7달러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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