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부족’ 지적받은 中, 돈 풀까… 지준율 추가 인하 시사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3. 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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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장 “지준율 추가 인하 여지 있다”
기준금리 등 금융비용 인하 가능성도 거론
소비도 자신감… “장비·소비재 교체 수요”
자본시장은 직접 부양 대신 관리·감독 강화

중국이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의 추가 인하 방침을 시사했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에 돈이 풀려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여기에 1조위안(약 185조원) 규모의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하는 등 정부 지원이 적극 이뤄지고 있고, 소비 활성화 여지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5% 안팎’을 제시했지만, 이를 실현할 부양책은 부족하다는 전 세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행장은 6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중국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국 은행권의 지준율은 평균 7%로, 여전히 추가 인하 여지가 있다”며 “우리는 다양한 통화 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풍부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2022년 4월과 12월, 지난해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인하했고, 지난달 5일에는 0.5%포인트 내려 종전보다 인하 폭을 두 배 키웠다. 지준율은 중국 은행이 예금 중 인민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로,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에 공급할 자금이 늘어나 돈이 풀리는 효과가 난다.

6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중국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로이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판 행장은 “(지난 2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25%포인트 인하했는데, 5년 만기 LPR은 개인 주택담보대출과 중장기 투자 자금 대출의 금리 책정 기준인 만큼 서민 금융비용을 낮추고 투자·소비를 지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과 완만한 회복 촉진을 통화 정책의 중요 고려사항으로 삼고, 은행 대차대조표의 건전성을 고려해 사회 종합 금융비용의 점진적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재정당국은 정부 주도의 투자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4년 만에 발행하기로 한 1조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에 더해, 중앙예산 투자 규모와 신규 지방정부 특별채 규모도 지난해보다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자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초장기 특별국채의 경우 “현재의 투자와 소비를 자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고품질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6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중국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로이터

중국의 소비가 갈수록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 소비 활성화 기회는 충분하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시각이다. 먼저 자동차·가전제품 등 소비재는 물론 산업 장비 역시 올해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정 주임은 “지난해 중국이 공업, 농업 등 핵심 분야 장비에 투자한 금액은 약 4조9000억위안(약 906조원)”이라며 “고품질 개발이 심화됨에 따라 장비 교체 수요가 계속 확대돼 연간 5조위안 이상의 거대 시장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3억3600만대의 자동차,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 30억대 등도 1조위안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하나의 주춧돌, 다섯 개의 버팀목’을 소개했다. 우수한 지배구조와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 상장기업을 바탕으로 ▲더 합리적인 자본 구조 ▲더 완전한 기본 제도 ▲효과적인 시장 규제 메커니즘 ▲더 우수한 전문 서비스 ▲더 엄격한 감독 집행 등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투자자의 시장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높여 더 많은 투자자, 특히 중장기 자금이 시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하던 증시 안정화 기금 등 정부가 직접 자금을 투입해 시장을 부양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날 중국 재정·통화 당국이 경제 활성화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은 경제성장률 목표 발표에 따른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부양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관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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