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尹, 의사 반발에 `경고장` 날렸다

김미경 2024. 3. 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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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
의료개혁 관철 의지 천명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얼굴) 대통령은 6일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책임을 방기한 의사들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의료현장의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해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15일이 넘도록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의료계에 대한 강경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할 때마다 집단행동으로 정부를 주저앉힌 의료계 행태에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의료개혁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진행한 국무회의에서도 "우리 헌법과 법률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국가와 의사에 아주 강한 공적 책무를 부과하고 있다. 국가는 헌법 제36조에 따라 국민 보건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고, 의사는 국민 보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스스로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자, 자유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 "국가가 의사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다. 그렇기에 의사의 자유와 권리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불법적 집단행동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 의료행위에 대한 독점적 권한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함께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불응하자 법과 원칙에 따라 예외없이 불법에는 엄정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와 같은 방식의 대응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9일까지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도록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으나 대다수인 8983명이 불응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중 7854명의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확보하고, 3개월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5일부터 발송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의료현장의 혼란이 역설적으로 의사 수 부족을 입증하고 있다. 수련 과정 전공의들이 이탈했다고 해서 국민 모두가 마음을 졸여야 하고, 국가적인 비상의료체계를 가동해야 하는 이 현실이 얼마나 비정상적이냐"며 "이러한 현상이야말로 의사 수 증원이 왜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인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또 "건강보험이 처음 도입된 1977년 이래,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는 116배, 국민 의료비는 511배나 증가했으나 이 기간 동안 의사 수는 7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같은 기간 의대 정원이 1380명에서 3058명으로 겨우 2.2배 증원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개혁은 의대 증원을 기본으로 하면서, 의료정책 대안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수도권과 피부미용을 비롯한 비필수 분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을 해소하려는 것"이라며 "정부는 위기에 처한 의료현장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들의 실행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안 제정을 비롯해 거점 국립대 의대 교수 정원 1000명 이상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최근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입학정원 증원 수요조사에서 정부의 목표치인 2000명을 웃도는 3401명이라는 결과를 의료개혁 동력으로 삼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30여 년간 의대 정원에 대한 고민과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사실상 방치됐다. 정부는 의료개혁을 통해 우리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의과대학의 역량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고난도 수술의 전폭적인 수가 인상 △소아, 분만 등에 건보재정 투입 확대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 인력 구조 개혁 △숙련된 진료지원 간호사(PA) 적극 활용 △중증·희귀환자 보상 확대 및 경증 환자 보상 축소 △권역 응급의료센터 구급대를 통한 환자 이송 및 전원 환자 중심 수용으로 전환 등 구체적인 의료개혁 방향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난이도가 높은 중증 심장질환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사후 보상을 추진하며, 지방의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에 공공정책 수가를 도입해 가장 시급한 분야부터 보상을 높이겠다"며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도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시켜 공론화가 필요한 과제들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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