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김택연만 있는 게 아냐… LG-SSG 회심의 반격? 야수 최대어들 반격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4. 3. 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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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난 타격 재능과 팔방미인 가능성으로 개막 엔트리 다크호스로 떠오른 박지환 ⓒSSG랜더스
▲ LG 신인 외야수 김현종이 첫 청백전부터 공수에서 돋보였다. 타격에서 3루타로, 수비에서 장타성 타구 처리로 운동 능력을 자랑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자이(타이완), 김태우 기자] 2024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투수들의 잔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고 LA 다저스와 계약한 최대어 장현석이 아쉽기는 하나 그래도 좋은 투수 자원들이 많았다. 1라운드 1순위부터 9순위까지가 모두 투수였다.

당시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장충고 황준서가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이어 김택연(인천고‧두산), 전미르(경북고‧롯데), 육선엽(장충고‧삼성), 김휘건(휘문고‧NC), 조대현(강릉고‧KIA), 원상현(부산고‧kt), 전준표(서울고‧키움), 김윤하(장충고‧키움)까지 9순위까지 모조리 투수들의 이름이 불렸다. 가장 먼저 지명된 야수는 10순위 SSG의 지명을 받은 세광고 내야수 박지환, 그리고 가장 먼저 지명된 외야수는 2라운드에서 LG의 지명을 받은 인천고 김현종이었다.

이번 스프링캠프 때도 신인 투수들의 이름이 먼저 나오고 있다. 황준서는 좌완으로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스플리터라는,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확실한 결정구를 가지고 있어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2순위 김택연은 이미 연습경기에서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와 담대한 심장까지 보여줘 호평이 자자하다. 그 다음 순번 선수들도 구단들이 크게 기대하는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사실 고졸 신인의 경우 투수들이 야수들보다는 조금 더 일찍 프로 무대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야수들의 적응이 일반적으로 더 오래 시간이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캠프 초반까지는 투수들의 이름이 훨씬 더 자주 나왔다. 그런데 캠프가 끝날 때쯤, 내야 최대어인 박지환과 외야 최대어인 김현종의 이름도 부쩍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야수들의 대반격이라고 할 만하다.

박지환은 SSG의 1차 플로리다 전지훈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조금 더 몸을 만들다는 구단의 생각이 있었고, 아직은 다듬을 것이 많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었다. 야수 중에서도 가장 시간이 걸린다는 중앙 내야수 자원이었다. 그런 박지환은 퓨처스팀(2군)의 대만 전지훈련에 참가해 땀을 흘렸다. 강도 높은 훈련을 거치면서 재능 못지않게 노력파 기질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곧바로 박지환을 1군에 추천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내심 박지환을 보고 싶었던 만큼 1군 연습경기에 자주 부르고 있다.

이 감독은 “박지환이라는 선수가 고민을 만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당초 개막 엔트리 구상에서는 큰 비중이 없었던 선수였는데 연습경기를 하다 보니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도 있는 후보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들에게도 타이밍을 잘 맞추는 박지환의 천부적인 타격 재능은 물론, 당당한 성격과 다양한 활용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 감독은 박지환을 유격수와 3루수 쪽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면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대만프로야구 라쿠텐과 경기에서도 박지환을 선발 3루수로 투입하며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하필이면 공이 유독 3루쪽으로 가지 않아 많은 관계자들이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어설픈 수비나 실책은 없었다. 안타는 없었으나 볼넷을 골랐고, 여기에 모두가 깜짝 놀란 3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또 좋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SSG의 내야 포지션에서 가장 부족한 게 대주자 요원인데, 이 가능성까지 보인 셈이다.

▲ 1군 합류 이후 연일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박지환 ⓒSSG랜더스
▲ 신인 김현종은 청백전을 포함한 이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 LG 트윈스

김현종은 LG의 1차 애리조나 캠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일약 개막 엔트리 후보에도 들어갔다. 김현종은 캠프 출발 전 “잘하는 형들일수록 배울 점이 많으니까 형들한테 많이 배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물론 내가 1군 경기에 빨리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서, 기본기부터 잘 세워둘 생각이다. 선배들 모두 장점이 많으셔서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이런 기술적인 면들을 많이 배우지 않을까 싶다”고 배움에 의미를 뒀는데 지금은 선배들을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LG는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외야수들이 즐비한 팀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종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확실히 재능을 갖췄고, 그 재능이 어디까지 뻗어가나 시범경기에서 실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습경기 성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현종은 2월 25일 팀 첫 연습경기에서 3루타를 기록하며 시동을 걸더니 2월 26일 NC와 경기에서는 홈런포 포함 4타수 2안타, 그리고 2월 29일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3루타 포함해 2안타를 때리며 예사롭지 않은 타격 재능을 과시했다. 팀이 외야가 강한 LG라는 게 야속할 정도다.

현재까지의 성과로 당초 희박하던 개막 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인 두 선수는 시범경기에서도 테스트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 외에 야수들도 신인 풍작의 대열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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