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이주노동자 임금 차등' 제안 후폭풍…인권단체 비판 쇄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돌봄난' 해결을 위해 외국인 인력을 저임금으로 들여와야 한다고 제안한 한국은행에 대해 인권단체와 노동계가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단체들은 "인력난이 심각해 이주노동자 도입 논의를 할 수는 있지만,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낮게 책정하자는 것은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협약 위반"이라며 "국적이나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헌법의 평등권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주인권단체 "이주노동자 차별·착취 제안…철회하라"
노동계 "임시방편 정책, 불필요한 사회갈등과 분열 야기"
이자스민 "국내법·국제협약 우회 꼼수, 시대착오적"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돌봄난’ 해결을 위해 외국인 인력을 저임금으로 들여와야 한다고 제안한 한국은행에 대해 인권단체와 노동계가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은 조사국은 전날(5일)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부담 완화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돌봄난’ 해결을 위해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하면서, 개별 가구가 돌봄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돌봄서비스 영역에 ‘고용허가제’(내국인 고용이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에게 고용 허가)를 도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두 방식 모두 현재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제공하는 방식이기에 이주단체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개별 가구의 직접 고용은 사적 계약이기에 최저임금보다 낮음 임금 적용이 가능하고, 고용허가제는 돌봄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만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가능하다.
단체들은 “인력난이 심각해 이주노동자 도입 논의를 할 수는 있지만,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낮게 책정하자는 것은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협약 위반”이라며 “국적이나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헌법의 평등권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돌봄 영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국내에서 이미 심각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주노동자의 노동을 최저임금보다 값싸게 부릴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차별적이며 착취를 정당화하는 반인권, 반노동적 사고”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정부의 정책 대안을 요구했다. 단체들은 “정부는 돌봄노동을 이주노동자에게 값싸게 전가하려고 해선 안 된다”며 “국가와 사회공동체가 어떻게 공적으로 책임질 것인지 정책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에서도 한은 보고서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한국노총은 전날 논평을 내고 “국내 돌봄서비스 노동자들은 임금, 노동조건에서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 정책과 대안 마련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인데 이를 외면하고 시장 논리만을 따른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임시방편 정책은 불필요한 사회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을 값싼 노동으로 인식하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밀어 넣겠다는 발상은 차별적이며 반인권적”이라며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인권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내국인 노동자의 노동환경마저 악화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은 이날 한은 보고서와 관련해 “비인권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며 “국내법과 국제협약 우회 꼼수를 제안하는 것이 대한민국 중앙은행의 역할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의 복지정책 일환이었던 돌봄서비스를 저임금, 저품질, 싸구려 일자리로 전락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료공백 심각…정부, 보훈부 예비비까지 당겨 현장에 긴급 투입
- 민원 시달리다 신상 공개된 공무원 숨져…김포시 “고발 방침”
- 수원 도로변 배수로서 여성 시신 발견…경찰 수사
- 후지산, 올 여름부터 통행료 최대 2만6700원 부과
- ‘데이트 폭행’ 논란 유튜버 웅이 활동 재개…“반성 정말 많이 했다”
- “꿈도 못 꾸나” 복권 당첨금 줄이자는 제안에 들끓는 민심[중국나라]
- 음주운전한 '백범 김구' 손자 김용만 "숙취 상태서 사고…사과드린다"
- 감스트·뚜밥, 결혼식 3개월 앞두고 파경… "서로 안 맞아"
- "사람이 무섭다"...예비 며느리 강간하려 마약 투약한 50대 [그해 오늘]
- 육아휴직 중 부동산경매학원 차린 교사, 경기도교육청에 적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