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기차에 LFP 확산…캐즘 넘어 대중화로"
6일 '더 배터리 컨퍼런스'서 글로벌 배터리 동향 및 전망 발표
"LFP배터리, 전기차에 본격 적용"…전고체 배터리 낙관 전망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이 사그라들고 내년부터는 대중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비교적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여러 전기차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이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 개발이 늦은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의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낙관하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중심이 돼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LFP 배터리 본격 적용…전기차 대중화 국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와 함께 '더 배터리 콘퍼런스 2024'가 개최됐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는 글로벌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서 배터리 산업의 동향과 전망을 소개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2024 배터리 산업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내년부터 LFP 배터리가 많은 전기차에 쓰이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캐즘을 넘어서 대중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의 확산으로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완성차 입장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안 쓸 이유가 없다"며 "특히 유럽 업체나 국내 현대차 등은 내년부터 LFP를 적극적으로 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제품 출시를 1~2년 정도 미루고 있는 것도 LFP 배터리를 적용할 차세대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정 연구원의 분석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우 LFP 배터리 개발에 늦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유럽 등에서의 점유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간 기업들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나 수명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 왔는데 이제는 업체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됐다"며 "앞으로는 가격경쟁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배터리 산업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로 다시 한번 전환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본다"며 "결국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기술력으로) 앞서가는 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 난제 해결할 것…한국과 일본이 중심"
국내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난제를 뚫고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앞서 칸노 료지 일본 도쿄공업대학 교수는 '고체 전해질의 개발 역사와 전고체 배터리의 전망'을 주제로 기조 발표를 했다. 칸노 교수는 세계적인 전고체 배터리 권위자다.
칸노 교수는 발표에서 "아직은 전고체 배터리가 해결할 과제가 많지만, 한국과 일본의 엔지니어들 역량이 워낙 뛰어나 미래에는 이런 난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돼 전고체 배터리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전고체 배터리 활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며 "이제 업계에서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자체 배터리 개발을 통해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차의 서정훈 연구개발본부 배터리설계 팀장도 연사로 나섰다.
그는 현대차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에 대해 "(배터리) 소재와 양산, 그리고 양산 이후 재활용 전략 등 후방산업도 같이 보고 있다"며 "밸류체인은 현대차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셀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을 포함해서 전략적으로 판단을 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 오경진 담당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 동향 및 기술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ESS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대해 "LFP 배터리 개발이 늦는 등의 이유로 중국산에 비해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배터리의) 밀도를 높이는 등의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고 차세대 제품의 경우 (중국 등 경쟁사를) 넘어서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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