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KBS 포위’한 군헬기·장갑차···지나던 시민들 “무슨 일이야?”
민·관·군·경 총 360여명 참가
6일 낮 서울 여의도 KBS 건물 앞은 차량을 통제하며 훈련을 준비하는 군·경 관계자들과 여의도공원을 걸으며 어리둥절해 하는 시민들이 섞여 북적였다.
이날 16개 부대, 9개 기관의 총 360여명이 참가한 국가중요시설 합동테러 대응 훈련은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민·관·군·경의 실질적인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통합방위절차를 숙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훈련은 테러범들이 시민을 인질로 잡는 등 총 3가지 상황으로 나눠 진행됐다.
테러 용의자가 지하 공동구에 진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군·경은 수색 작전에 돌입하고 테러 용의자를 추적했다. 지하 공동구는 전력·통신·수도·가스 등 각종 관로가 설치된 구조물을 뜻한다.
건물 밖에서 굉음과 함께 원인을 모를 폭발이 발생하자 경찰차와 소방차,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에 도착했다. 폭발로 다친 3명의 시민이 후송됐고 영등포구청은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발송해 상황을 전파했다.
테러 용의자를 제압한 군은 위험폭발물개척팀(EHCT)과 화생방신속대응팀(CRRT), 정보분석조를 투입해 테러범들의 대공 혐의점을 판단했다. 한국전력 차량과 남부수도사업소 복구팀은 현장에 도착해 파괴된 기반 시설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다음으로는 미상의 드론이 여의도 상공에 등장한 상황이 주어졌다. 군은 드론 통신을 교란할 재밍(전파방해) 차량과 대공방어를 담당하는 30mm 차륜형 대공포 천호를 투입해 드론을 무력화했다.
그때 드론 조종자로 추정되는 용의자 2명이 총기를 난사하면서 방송국 내부에 침입했다. 군은 병력과 장갑차를 투입해 방송국 일대에 봉쇄선을 점령했다.
훈련은 방송국에 진입한 테러범이 시민을 인질로 잡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수도방위사령부 대테러 협상반은 테러범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이크를 들고 테러범의 이름과 요구 사항을 정중하게 물었고 테러범은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고 우리가 탑승할 수 있는 헬기를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테러범과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비해 건물 옥상에는 저격수들이 배치됐다. 방송국은 UH-60 헬기에서 내려 건물에 진입한 병력과 모터사이클을 타고 지상에서 침투한 병력으로 봉쇄됐다.
항공작전차량이 투입된 후 지상팀은 테러범이 봉쇄한 현관 입구를 폭파한 뒤 건물로 진입해 테러범을 모두 진압했다. 영등포구 지역합동정보조사팀이 현장 상황을 평가한 뒤 서울시 합동정보조사팀의 투입을 요청하는 것으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훈련 현장에는 김명수 합동참모(합참)의장도 함께 했다. 김 의장은 훈련 부대 지휘관들에게 “수도권 내 예상치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일 북한 소행의 테러가 발생한다면 모든 통합방위 역량을 집중해 작전을 현장에서 조기 종결하고 도발한 적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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