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수성 총력전’ 롯데, 신라 제치고 김포공항 알짜 면세점 품었다

정유미 기자 2024. 3. 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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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이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모두 품었다.

관세청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에 있는 733㎡(약 222평) 규모의 DF2 구역 신규 사업자로 롯데면세점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DF2는 신라면세점이 2018년부터 5년간 운영한 곳으로 다음달 사업권이 만료된다.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면세점은 5월부터 오는 2031년까지 7년간 DF2를 운영한다.

이로써 롯데면세점은 기존에 운영 중인 김포공항 화장품·향수 매장(DF1)과 주류·담배 매장을 통합 운영하게 됐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2022년 DF1 구역 10년 운영권을 낙찰받았다.

롯데면세점이 새롭게 들어서는 DF2는 김포공항의 ‘알짜 구역’으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임차료가 매출 연동 방식이라 부담이 적고, 취급 품목인 주류와 담배 제품의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연매출 규모는 419억원 수준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김포공항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면 2위인 신라면세점에 선두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두 회사 간 매출 격차는 상당히 좁혀졌다. 2022년만 해도 롯데면세점은 연 매출 5조300억원을 기록하며 부동의 업계 1위를 고수했지만, 만년 2위였던 신라면세점과의 격차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830억원으로 줄었다.

롯데면세점은 새 사업권이 절실했다. 2030년까지 국내 신규 면세점 입찰이 없는 만큼 사활을 걸어야 했다. 면세사업은 특허권을 따낸 기업만 일정 기간 지정된 장소에서 허가받은 품목만 판매할 수 있게 돼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7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모두 빼앗기며 고배를 마셨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시내 면세점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면세점을 통한 인터넷 주류 판매에 힘을 쏟는 전략을 폈다.

롯데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호주 멜버른공항 등에서 주류·담배 단독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많다. 과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에서 주류·담배 매장을 운영하는 등 상품기획(MD) 능력과 매장 관리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도 주류·담배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물량 확보 등에 유리하다”면서 “김포공항 DF2까지 통합 운영하게 된 만큼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 혜택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에 무릎을 꿇은 신라면세점은 그러나 걱정없다는 분위기다. 아시아 3대 공항으로 불리는 인천공항과 홍콩 첵랍콕,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사업을 하는 세계 유일한 사업자인 만큼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바잉파워를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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