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SDI '46파이 4총사' 띄운다···배터리戰場서 초격차 승부수
밀도·용량 키운 '46시리즈' 공개
최윤호 사장 "내년 초 양산 가능"
'꿈의 배터리' 전고체 복안도 제시
LG엔솔, 파우치형 셀투팩 내놓고
SK온은 급속충전 기술 대거 선봬
삼성SDI가 이르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4개 타입의 ‘46파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 테슬라 전기차용 배터리인 4680(지름 46㎜, 높이 80㎜)을 포함해 높이가 다른 4개의 제품을 완성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둔화 속에서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초격차 기술력’을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SDI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2024에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전시 부스에는 현재 생산 중인 각형 배터리를 비롯해 개발 단계에 있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모형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SDI가 개발 중인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4680 △4695 △46110 △46120 등 네 가지로 구성된다. 지름은 46㎜로 동일하면서도 높이는 80~120㎜로 다양화했다. 삼성SDI에서 추진하는 46파이 배터리의 높이 규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6파이 배터리의 높이를 달리한 것은 다양화하는 고객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하단에 탑재하는 배터리의 높이를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써 차종별 최적의 공간과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차량 전고가 낮은 스포츠카 등에는 4680 배터리를, 전고가 높은 픽업트럭에는 46120 배터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폭넓은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 고객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46파이 배터리 높이는 계속 검토 중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46파이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산 개시 시점은 이르면 2025년으로 보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46파이 배터리 양산 자체는 2025년 초면 충분하다”며 “고객에 따라 양산 시기는 조절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8월부터 테슬라 전기차를 위한 4680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ASB)에 대한 추가 정보도 공개했다.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갖춘 900Wh/ℓ ASB를 2027년부터 양산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첫 프로토 샘플을 생산한 데 이어 성능 개선과 검증 등을 거쳐 올해부터 2026년까지 A·B·C 샘플을 생산한다. 올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용량인 150암페시(Ah) 각형 배터리를 출시하며 2027년과 2029년에는 사용 기간이 16년, 20년인 장수명 배터리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각축전을 벌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파우치형 셀투팩(Cell to Pack·CTP)을 처음 공개했다. 셀투팩 기술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와 비용을 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셀투팩은 이러한 장점에 더해 팩 강성을 높이고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6일 “(완성차 업체와) 셀투팩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유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SK온은 급속 충전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SK온의 어드밴스드 SF(Super Fast) 배터리는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최장 501㎞로 늘렸다.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플러스 배터리, 저온에서 충전·방전 용량을 늘린 윈터 프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내부적으로 LFP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고 고객과 구체적인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시장 등을 고려하면 한국 배터리 회사들이 LFP 배터리를 해도 (중국 업체와) 충분히 경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인터배터리2024에 참석한 LS 오너가 3세인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잘 키워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소재 기업인 LS MnM은 지난해 하반기 2차전지 소재 공장 투자 결정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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