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기술 수놓은 인터배터리…개막 전부터 인파 몰려

박한나 2024. 3. 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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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 행사장이 현장 등록을 위해 줄을 선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최초로 공개한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셀투팩.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삼성SDI의 새로운 컨셉트의 EV 팩.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이스즈의 첫 전기 상용차인 엘프 mio EV 트럭.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의 i7.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9.

"제일 일찍 온 줄 알았는데 한참 동안 기다려야겠네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만난 한 대학원생(여·27)은 현장 등록을 위해 줄을 기다리며 이같이 말했다.

홀 입구에는 개막을 두 시간 앞둔 오전 8시부터 입장권을 받기 위한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까지 입장을 위한 대기 줄은 출구까지 이어졌다.

올해 12회를 맞은 인터배터리는 18개국 579개사 1896부스가 참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사전등록 인원도 지난해 2만4092명 보다 77% 증가한 4만2872명에 달했다.

◇셀투팩·급속충전 '신기술' 향연= 관람객들의 발길이 먼저 향한 곳은 단연 국내 대표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전시장이었다. 각 사별로 향후 주력할 배터리 컨셉트를 선보이면서 개막 첫날부터 기업 관계자들, 대학(원)생, 외국인 관람객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시관 중앙에 이번에 처음 공개한 '셀투팩(CTP)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 모형을 배치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셀투팩은 '셀-모듈-팩'의 단계로 제조된 기존 방식에서 중간 모듈 단계를 생략하고 '셀-팩'의 구조로 배터리 팩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LG에너지솔루션 담당자는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장점을 활용하면서 팩 구성 부품 수를 줄여 더 가볍고 전비가 최적화된 팩을 구현했다"며 "CTP 구현이 가능하도록 팩 단위 구조의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열전이 지연 소재를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한 파우치형 CTP 공급 계약과 관련해 "많이 논의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 역시 새로운 컨셉트인 전기차 팩을 부스 중앙에 설치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CTP 기술이 적용된 각형 배터리다. CTP 기술 덕분에 부품 개수와 무게는 기존 대비 각각 35%, 20% 줄었고, 공간 활용도는 20% 이상 늘어났다.

전시 안내를 맡은 삼성SDI 관계자는 "모듈과 모듈 조립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 재료비와 가공비 등 코스트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전기차가 더 가벼워지고 넓어지다 보니 완성차업체들의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이 기술을 탑재한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SK온은 비수세 공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양극 활물질 생산 공정은 통상 물을 사용한 수세 공정으로 진행되는데, SK온은 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수세 공정으로 수세 공정 대비 높은 표현 구조의 안정성을 구현했다.

SK온 관계자는 "비수세 공정은 양극 활물질 제조 공정에 독자 개발한 코팅 물질을 적용해 양극 활물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잔류 리튬을 양극 활물질을 보호하는 보호층으로 변화시킨다"며 "이 보호층은 양극에서의 가스 발생을 억제하고 양극 슬러리가 젤로 변하는 것을 방지한다"고 했다.

◇모터쇼 방불케한 배터리 전시회=무엇보다 이번 인터배터리에는 각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대거 등장했다. 국내에 출시가 아직 안 된 전기차들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도 북적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스즈의 첫 전기 상용차인 엘프 mio EV 트럭을 부스로 옮겨 왔다. 엘프 EV는 21700 원통형 셀이 1248개 탑재됐으며, 모듈과 팩은 물론 BMS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적용된 차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 기술이 다 들어간 최초의 모델인 셈이다. l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팩을 병렬로 연결하면서 배터리 팩의 수를 2개, 3개, 5개까지 선택해 다양한 용량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인터배터리를 위해 일본에서 공수해온 차량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출시가 안 된 차량이어서 타보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삼성SDI는 부스 양쪽으로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과 BMW 뉴 i7을 전시했다. FM 일렉트릭에는 원통형 배터리의 셀 2만8080개로 구성된 배터리 팩이 탑재됐으며, 뉴 i7에는 삼성SDI의 P5 각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FM 일렉트릭의 배터리가 원통형인 것은 볼보와 초기 단계부터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배터리 팩의 디자인도 결국 차의 디자인에 맞췄기 때문"이라며 "원형 배터리도 알루미늄이 아닌 철캔이라 열폭주가 없다"고 강조했다.

SK온은 기아의 EV9과 현대차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 eG80의 실물 차량을 전시했다. 기아의 EV9에는 화된 급속충전 성능을 갖춘 어드밴스드 SF(Super Fast)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 배터리는 기존 SF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성능은 약 18% 개선했다.

SK온 관계자는 "제네시스 eG80에 적용된 SF 배터리는 18분 만에 셀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CES 2023 최고혁신상을 타기도 했다"며 "또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까지 신기술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췄다"고 했다. 글·사진=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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