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끊어낸 무관의 사슬···박정환, 설현준 꺾고 23개월 만에 우승
길었던 무관의 늪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23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보며 환하게 웃었다.
박정환은 6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 결승 5번기 최종국에서 설현준 9단을 상대로 164수 만에 백 불계승을 따내고 종합 전적 3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2022년 4월 제23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우승을 한 뒤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었던 박정환은 무려 23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통산 우승 횟수도 35회로 늘렸다. 그의 위에는 조훈현 9단(161회), 이창호 9단(141회), 이세돌 9단(50회), 신진서 9단(36회) 뿐이다.
올해 들어 무서운 기세를 타기 시작한 설현준 8단과의 결승 5번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달 13일 열린 1국에서 대마를 잡히는 등 고전 끝에 168수 만에 불계패를 당하며 기선제압을 당했던 박정환은 이후 2~3국을 내리 따내며 우승을 손에 쥐는 듯 했다. 하지만 4국에서 중반까지 크게 우위를 점하다가 설현준이 중앙패로 흔들기를 통해 결국에는 뒤집기에 성공했고, 끝내 2집반을 남기며 최종국에서 우승자가 가려지게 됐다.
이날 최종국에서 백을 잡은 박정환은 초반에는 대등한 승부를 펼치다 65수부터 80수 초반까지 좌상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앞서가기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설현준의 흔들기를 시도하며 흐름을 바꾸려고 해봤지만, 박정환의 침착한 대응에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질 뿐이었다. 결국 답이 없다고 생각한 설현준이 대국 시작 3시간29분 만에 돌을 던지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한국 바둑의 1인자 계보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박정환은 2020년 1월 신진서 9단에게 랭킹을 내준 이후 ‘2인자’의 위치로 내려왔지만, 지금도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도 원익의 주장을 맡아 8승1패의 호성적으로 원익이 9전 전승 선두를 달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오랜 무관의 늪에서 벗어난 박정환은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설현준은 박정환과 호각의 승부를 벌이며 올해 상승세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2013년 영재 입단 대회를 통해 입단한 뒤 2017년 하찬석배 영재대회를 제외하면 타이틀이 없었던 설현준은 올해 1월 10번의 대국에서 9승(1패)을 거두는 엄청난 상승세로 2월 랭킹에서 단숨에 6위까지 뛰어올랐다. 지난달 크라운해태배 결승 3번기에서 박건호 9단에 1-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무른 설현준은 이번에 또 한 번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제는 언제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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