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강의실, 학생 한 명도 없어…의대 캠퍼스 '빈사상태'[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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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예전 같지 않아요."
전체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28.7%가 휴학을 신청한 것이다.
복도에서 만난 미화원 김모씨는 "예전에는 학교가 시끌벅적하고 복도, 도서관에 사람이 꽉찼는데 지금은 한 명도 없고 조용하다"며 "한 2주 전부터 이랬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대 재학생 C씨는 "본과생은 등록금 납부 기간 전부터 수업을 진행해서 휴학계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과생은 전부 수업 거부를 하고 예과생은 집단 휴학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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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예전 같지 않아요."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만난 의과대학 교수 A씨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A씨는 "학생들이 집단 휴학하면서 수업도 많이 취소되고 온라인으로도 전환됐다"며 "지금 교수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논란으로 휴학계를 낸 의대생이 늘어나면서 활기가 가득했던 의대 캠퍼스는 휑한 분위기다. 일부 대학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중앙대와 성균관대 등은 당초 지난 4일로 예정됐던 개강을 오는 11일로 미루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전국 40개 의대에 접수된 유효한 휴학 신청은 총 5401건이다. 전체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28.7%가 휴학을 신청한 것이다.
기자가 방문한 연세대 의대는 학생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신입생은 지난 2일부터, 2~4학년의 경우 지난달부터 개강했지만 강의실은 모두 불이 꺼진 채 닫혀있었다. 지도교수실, 공동회의실 문 앞에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 가능하다"는 글이 있었지만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복도에서 만난 미화원 김모씨는 "예전에는 학교가 시끌벅적하고 복도, 도서관에 사람이 꽉찼는데 지금은 한 명도 없고 조용하다"며 "한 2주 전부터 이랬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의대 캠퍼스 역시 한산했다. 본관 2층에 있는 의학학술정보관(도서관) 내부에는 직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본과 4학년을 위한 공간이라고 적힌 열람실도 비어있었다.
한양대 수강신청포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의예과 수업이 진행돼야 했지만 강의실엔 아무도 없었다. 건너편 강의실 역시 오전 10시30분부터 예과 1학년 대상으로 전공핵심수업이 예정됐지만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의대 본관에서 마주친 대학원생 B씨는 "대부분 교양수업만 듣고 의대 본관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듣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다들 학교에 안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한 교직원은 "본과 3~4학년 학생들은 나오지 않고 예과 학생만 나오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대 재학생 C씨는 "본과생은 등록금 납부 기간 전부터 수업을 진행해서 휴학계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과생은 전부 수업 거부를 하고 예과생은 집단 휴학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C씨는 군대, 제적문제 등을 제외하면 전부 자발적으로 휴학에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병원 실습을 하면서 봤던 필수진료과 전공의 선생님과 교수님은 항상 고단한 모습이었다"며 "정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의 100여명 규모 강의실에는 10명의 학생들만 수업 중이었다. 종교 동아리, 음악반 등 동아리실 앞에는 뜯지 않은 택배 물품들만 쌓여있었다.
대학원생 D씨는 "요즘 학교에서 학부생 보기가 어렵다"며 "의대는 개강이 빨라서 2월 말부터 학생들이 다니는데 안 보이더라. 학생식당 먹으러 가면 줄도 늘어서는데 요즘은 줄도 안 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해 의료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정부는 위법 사항에 대한 행정처분 추진과 함께 그간 누적되어 온 비정상적인 의료 환경을 정상화하는 의료 개혁을 끝까지 흔들림 없이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의대 정원 증원을 희망하는 대학은 정부 목표치 2000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 증원을 신청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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