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비트코인·金 최고치에… `머니게임` 거품론 모락모락
'고공행진' 기술주도 영향 받아
고금리 등에 자금 불균형 '경고'
최근 미국 주가지수와 비트코인,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주요 투자 자산들에서 '역대급 머니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이 유동성을 확대했던 2020~2021년 당시 기록했던 전고점을 모두 뛰어넘었다.
일각에서는 짧은 시일 내에 급격한 상승을 기록한 투자 자산들에 대한 '거품론'도 제기된다. 여전히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변동성도 남아있어 향후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6일 뉴욕상품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2141.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초 온스당 2135.39달러로 2020년 8월 당시의 전고점(2075.47달러)을 뛰어넘은 뒤 이달들어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조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하락하면 기회비용이 감소하면서 금값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시장에서는 결국 금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 대선과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이번 주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오면서 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월 의장은 6~7일(현지시간) 미 하원과 상원에 차례로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 등은 "파월 의장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을 유지하고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게 나왔고,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상승률도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6일 나오는 미국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 결과에 따라 금리 변동성은 더 확대될 수 있다.
금리 변화는 인공지능(AI) 열풍을 따라 연일 랠리를 펼치고 있는 뉴욕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차익 실현 매물 등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일까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는 2021년 11월19일 고점(16,057.44)을 찍은 뒤 2022년 10월 10,088.83까지 내려갔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AI 열풍 수혜로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델 테크놀로지, AMD 등 반도체 기업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기술주 강세 포지셔닝이 3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하락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증시를 1990년 말 닷컴 붐이나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에 빗대며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게리 실링 게리실링앤코 회장은 S&P500 지수가 20~30%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향후 금리 변화에 따라 주식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역시 역대 최고 가격을 갈아치우면서 거품론이 함께 제기된다.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6만9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말 당시의 전고점(6만8991.85달러)를 2년4개월여 만에 깼다.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된 후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4월로 예정된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이후 160% 급등했고, 올해에만 5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상승장 고점 신호로 여겨지는 신규 투자자 비율이 최근 급증하면서 하락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맥디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주 신규 유입 투자자 비율이 10.62%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단기 투자자 비율이 높아진 것은 향후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는 국면이라고 해석했다.
월가의 대표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도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조정장이 도래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며 "5만달러 중반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이클에서 기관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은 낮지만, 개인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일부는 많은 돈을 벌겠지만, 대다수는 시장에서 씻겨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비트코인 거품 논란을 꾸준히 제기했던 JP모건은 4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JP모건은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감소하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며 "오는 4월 이후 투자자 환희가 진정되고 가라앉으면 해당 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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