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韓 노동시장 자유도 184개국 중 87위…부자유 등급”

20년째 ‘부자유’ 이상 못 벗어나
조세·투자 및 금융도 낮은 평가

한국의 노동시장이 20년째 경직돼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가 경제 자유도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6일 발표한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2024 경제자유지수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자유지수 중 노동시장 항목은 57.2점으로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 평가대상 184개국 중 87위에 해당한다. 14위를 기록해 ‘거의 자유’ 등급을 받은 종합순위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의 노동시장 항목 점수는 기업환경, 통화, 조세, 정부지출 등 12개 평가 항목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해당 항목이 새로 생긴 뒤부터 ‘부자유’나 ‘억압’ 등급만 받아와 경직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시장 항목은 근로시간, 채용, 해고 등의 규제 경직도가 높을수록 점수가 낮아진다.

특히 헤리티지 재단은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해 “역동적이지만 규제 경직성이 아직 있으며 강성노조가 기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분석 결과에서 노동시장 항목을 경제자유지수 전체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노동시장 외에 조세, 투자 및 금융 등의 항목도 각각 59점, 60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조세 항목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낮은 ‘부자유’ 등급을 받아 글로벌 조세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헤리티지 재단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은 각각 49.5%, 27.5%로 국민부담률도 29.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와 관련해 배정연 경총 국제협력팀장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하고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노동개혁 추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