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주총 체크포인트]②하나금융 3인 사내이사…역할 '촉각'
사내이사 3인체제…그룹 이사회 참여 의미는?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가장 큰 변화를 예고했다.
법적으로 고지된 임기를 최대로 채운 사외이사 3인을 교체함과 동시에 1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추천하며 사외이사진 개편이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답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사외이사진의 구성보다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사내이사 수를 늘린 것에 더 주목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사실상 마지막 임기를 보내는 가운데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들어와 있는 인사들에게 최고 의사결정 기구 내 '발언권'을 확대시키고 이를 통한 검증에 나서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외이사 수 늘리고 여성 사외이사도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최대 안건은 단연 이사회의 재편이다.
먼저 하나금융지주는 임기가 끝나 재임이 어려운 김홍진, 양동훈, 허윤 사외이사를 교체하기로 했다. 이들의 자리는 주영섭, 이재술, 이재민 후보가 메꿀 예정이다. 임기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로 종료되지만 연임 제한에 걸리지 않은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이사는 재임을 추천한다.
이와 동시에 IT전문가인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진은 올해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현재 8명에서 9명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여성 사외이사 수 역시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된다. 금융지주 중 사외이사 진 교체의 폭이 가장 넓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사외이사를 구성하는 전체 인원수를 늘림과 동시에 여성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한 것이다. 하나금융 역시 "이사회의 집합적 적합성과 직군, 성별 등 이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더 눈에 띈 '사내이사' 3명 체제
이번 하나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1인 체제였던 사내이사를 함영주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 등 3인 체제로 확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하나금융지주 비상임이사 자리에서 조기 사임 한 바 있다.
통상 금융지주들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1인(지주 회장), 비상임이사 1인(은행장), 사외이사 진으로 구성된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내부 인사보다 외부 인사들 위주로 구성해 최고경영자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막기 위함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사회 내 내부 인사가 많아질 경우 경영의 외부 감시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하나금융은 이같은 관례를 깨고 사내이사를 3인으로 확대한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책임경영 및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그룹 내 자회사 중 자산규모가 큰 두 곳 계열사의 CE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기존 은행장에게 부여했던 '비상임이사' 대신 둘 모두를 '사내이사'로 추천, 이사회 내 무게감을 높이는 동시에 둘에 대한 검증을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한다.
현재 하나금융지주를 이끄는 함영주 회장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임기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그룹의 최고 계열사를 이끄는 수장이며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그룹 부회장으로 차기 회장에 근접한 인사로 꼽힌다. 이례적으로 둘 모두를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토록 한 것이다.
일각에선 사내이사 비중이 늘어나 이사회 독립성을 해칠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금융당국이 발표했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부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CEO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증을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하나금융이 직전 CEO 선임 과정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모범관행에서도 이를 지적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선임될 당시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약 한달간의 시간을 소요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모범관행을 통해 이를 최소 3~6개월로 확대할 것을 강조했고, 이를 포함한 이행사항 등을 이달 중 각 금융회사로부터 제출받기로 했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지주가 회장 유고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핵심 계열사 CEO를 사내이사에 포함시켜뒀다는 해석이다.
실제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장의 유고 시에는 이사회에서 정한 순서(등기임원, 직급순, 선임일순 등)에 따라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다. 자연스럽게 그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에 속한 인사들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가는 구조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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