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첫 대결, ‘무안타’ 오타니를 누른 ‘1안타·1볼넷’ 트라웃···여전했던 우정 “그의 결혼과 계약을 축하해”

윤은용 기자 2024. 3. 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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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트라웃과 포옹하는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LA 에인절스 시절 마이크 트라웃과 한솥밥을 먹었던 오타니 쇼헤이. 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두 ‘천재’들이 동료가 아닌, 적으로 처음 마주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서로 포옹하며 반가움을 드러냈지만, 경기에서는 양보가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트라웃의 승리로 끝났다.

트라웃은 6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다저스와 시범경기에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 2타수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반면 이날 다저스의 2번·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이날 경기는 오타니가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에인절스를 만난다는 것 외에도, 자신과 한솥밥을 먹었던 트라웃을 적으로 상대하는 점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트라웃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날 경기 시작 15분 전 둘은 그라운드에서 만나 포옹한 뒤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오타니는 트라웃을 포함한 옛 동료들과도 만나 함께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다저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오타니가 보는 앞에서 안타를 쳤던 오타니.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6일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야간에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트라웃은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트라웃은 다저스 선발 바비 밀러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1·2루 간을 꿰뚫는 우전안타를 신고했다. 후속타자가 범타로 물러나 추가 진루에는 실패한 트라웃은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4구째를 받아쳤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5회초 무사 3루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6회말 수비 때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복판에 들어오는 공을 그대로 지켜보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5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는 것으로 경기를 마쳤다. 오타니의 마지막 타구를 잡은 것은 트라웃이었다.

마이크 트라웃과 대화하는 프레디 프리먼. AP연합뉴스



이날 에인절스가 다저스를 4-0으로 제압하면서 팀 승리와 개인적인 승리를 모두 맛본 트라웃이지만, 오랜만에 오타니를 마주한 것에는 어떤 아쉬움도 없었다. 트라웃은 “나는 그에게 겨우내 일어났던 모든 일, 즉 결혼과 계약에 대해 축하를 건넸다”며 “우리는 친구였고, 그는 훌륭한 팀 동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른 팀에 속해있다”며 선의의 경쟁 또한 예고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상대하기 때문에 이상하다거나 불편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만약 에인절스의 홈에서 뛰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수 있다”며 “마지막 타석의 타구는 꽤 좋았다. 조금 먹혔다는 느낌이 들지만, 전반적인 타구의 질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와 트라웃이 함께한 6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가장 좋았던 순위가 2022년 3위(73승89패)였다. 승률 5할을 넘긴 시즌도 없었다. 하지만 트라웃은 부상으로 고전한 2021년과 지난해 2년을 제외하면 MVP 1회 수상을 포함해 최고의 활약을 했고, 오타니도 역대 최초로 만장일치 MVP 2회 수상을 하는 등 개인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다저스와 에인절스는 ‘프리웨이 시리즈’로 묶인 라이벌 관계다. 3월25일과 26일에도 시범경기 2연전이 예정돼 있는 두 팀은 정규시즌 총 4번의 대결이 예정돼 있다. 라이벌 팀으로 떠난 오타니, 그리고 그를 응시하는 트라웃의 맞대결은 이번 시즌 내내 팬들의 흥미를 당길 예정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6일 시범경기를 앞두고 잭 네토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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