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격돌'에 뜨거운 관심…올해 승부수는 기술력·가격경쟁력

이세연 기자, 박미리 기자 2024. 3. 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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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배터리 2024
국내 배터리업계가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대비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지난해 전시에서 각종 전기차를 화려하게 내걸며 시장의 호황을 즐기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높은 에너지 밀도, 가격 경쟁력, 신기술 등 내실을 갖춰 업황 둔화를 돌파한단 계획이다.
에너지 밀도 높이고, 주행거리 늘리고…기술 혁신 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인터배터리 2024 부스 모습. 파우치형 CTP(Cell to Pack, 셀투팩) 기술이 중앙에 배치되어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파우치형 CTP(Cell to Pack, 셀투팩)을 부스 중앙에 배치했다. 실제 자동차의 하단 뼈대와 비슷하게 제작된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한 전시품이다. 셀투팩 기술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기술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가벼운 무게가 장점인 파우치 셀에 특화된 셀투팩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미드니켈(Mid-Ni) 조성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소형 파우치 셀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노트북 등 IT 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고전압 구동이 가능해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스즈의 첫 전기 상용차인 '엘프 mio EV 트럭'을 보기 위한 관람객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팩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술이 모두 적용된 최초 모델이다.

삼성SDI가 공개한 초격차 배터리 기술/사진=박미리 기자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인 900Wh/L ABS의 구체적인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고객과 협의를 거쳐 샘플을 제공하고, 2027년부터는 ABS 양산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신설된 ABS사업화추진팀이 컨트롤타워를 맡아 총괄한다.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은 2026년에, 2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초 장수명 배터리는 2029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가 주력 ESS 제품인 SBB도 전시장 한쪽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SBB는 설치가 용이하고 직분사시스템 적용 등으로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처음 신설된 '인터배터리 2024 어워즈'에서 'ESS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SK온의 '윈터 프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진=이세연 기자

SK온은 진화된 배터리 급속충전 성능을 뽐냈다. '어드밴스드 SF(급속충전) 배터리'는 기존 SF 배터리와 급속충전 시간을 유지하며, 에너지 밀도가 9% 높인 제품이다. SK온 관계자는 "에너지 밀도가 같다면 기존 SF 배터리보다 급속충전 성능이 약 18% 개선된 셈"이라며 "전기차 사용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윈터 프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어왔다.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19% 높이고도 저온에서 충전 용량과 방전 용량을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각각 약 16%, 10% 늘렸다. 그간 SK온의 주력 분야가 아니던 ESS도 처음 선보였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을 위한 풀밸류체인 전시물 /사진=박미리 기자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 주도로 원료 공급부터 리사이클링(재활용)까지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을 위한 풀밸류체인(가치사슬)을 공개한다. 지난해까지 그룹을 대표해 포스코퓨처엠이 양·음극재 등 사업을 소개했던 것과 차이 난다. 포스코그룹은 전시관 중앙에 순환하는 원형 구조의 모형을 핵심 전시물로 배치했다. 양극재 생산을 위한 풀밸류체인 구성과 흐름이 한눈에 들어왔다. 부스 벽면은 리튬·니켈 등 이차전지소재 원료, 양·음극재, 리사이클링, 차세대 이차전지소재 등 단계별 상세 부스로 구성했다.

리튬 특별부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도 20여분간 그룹 부스를 살폈다. 김 총괄은 "장인화 포스코 신임 회장도 2차전지 투자에 대한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의지를 비쳤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부터 배터리 종합 솔루션까지
각사들은 기술력 외에도 신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전략을 소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를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배터리 관리 토탈 솔루션(BMTS)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차별화된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서 고도화된 배터리 전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삼성SDI과 SK온은 제품 다각화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 46파이와 미드니켈 NMX, LFP 등 다양한 소재의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하며 전기차 배터리 프리미엄 제품에서 보급형까지 확대된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SK온은 폼팩터와 양극재·음극재 소재 다변화를 꾀한다. SF+ 배터리와 윈터 프로 배터리 등 기존 보다 성능을 강화한 제품을 비롯해 각형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까지 SK온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시했다. SK온 관계자는 "끊임없는 혁신기술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사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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