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에 2억 쪼아요”라던 미노이는 왜 ‘대리 계약’ 문제 삼았나

미노이 인스타그램 캡처

 
“그동안 계속 이런 방식(대리서명)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40차례 이상 광고를 진행했다. 한 번도 이 방식에 문제를 삼은 적이 없었다” -AOMG

가수 미노이(본명 박민영·26)가 ‘광고 펑크’ 논란에 대해 ‘자신은 광고 계약서를 받지 못했으며, 소속사가 가짜 도장을 찍었다’고 항변한 가운데, 미노이와 소속사 AOMG 측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4일 미노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뷰티 브랜드 광고 촬영 불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기사 내용과 달리 두 시간 전에 광고에 불참하는 일은 없었으며, 사전에 계약서 내용을 공유받지 못 한 채 정산서에 광고 비용이 들어와 있는 걸 보고 알게 됐다는 것.

그러면서 미노이는 “이후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보여주지 않아 기다리다가 직접 찾아가 열람했다”며 “이때 내 도장과 다르게 생긴, 내 이름이 쓰인 가짜 도장이 (계약서에) 찍혀있었다”며 ‘가짜 도장’을 광고 불참의 이유로 내세웠다.

6일 디스패치가 공개한 미노이와 AOMG 대표 A씨의 대화 내용에 따르면 미노이가 사전에 계약서를 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보도에 따르면 계약서에 찍힌 ‘가짜 도장’이란 AOMG 측이 임의로 전자계약 사이트(모두싸인)에서 제공하는 도장 이미지를 넣은 것을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소속사는 아티스트를 대리해 제 3자와 계약을 교섭 체결할 수 있다. 이때 계약의 내용 및 일정 등을 사전에 설명해야 한다.

A씨와 미노이의 대화 내용에 갈등의 실마리가 담겨있다. 지난해 8월 9일 A씨는 미노이에게 뷰티 브랜드 P사와의 광고 계약 건에 대해 “6개월에 2억이고 좀 더 정리해서 알려줄게”라고 언급했다. 이에 미노이는 “네! 전 쪼아요”라고 답했다. 이후 A씨는 미노이와 광고 촬영 일정을 조율하며 메이크업 스태프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약 5개월 뒤인 지난 1월 27일. 광고 촬영 3일 전인 이날 미노이는 P사 광고 금액에 대해 다시 묻는다. A씨에게 “오빠. 정산서 보다가 궁금한 게 있는데요. 그때 통화 주셨을 때 2.5억으로 알고 있었는데. 촬영 전에 지급 주신 게 다 들어온 걸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이에 A씨는 “난 2억이라고 한 거 같은데. 월요일에 더 확인해 볼게”라고 답했고, 미노이는 “아, 오늘 토요일이구나. 죄송해요”라고 말한다.

이틀 뒤인 1월 29일 월요일, 미노이는 계약서를 확인했고, 문제를 제기했다. 금액을 올리거나, 기간을 줄여달라는 것.

이런 상황에 따르면 ‘광고계약서를 요구했을 때 즉시 보여주지 않았다’는 미노이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짜 도장이 찍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전자 계약’이 앞서 여러 번 이뤄진 ‘대리 계약’ 방식이라는 것이 AOMG 측 주장이다. 즉, 관행이라는 것.

미노이는 1월 29일 저녁에 “광고 조건 수정 없이는 내일 광고 촬영을 못 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나를 봐서라도 내일 촬영 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사정했고 미노이는 자정을 넘겨 광고 촬영 당일인 30일 00시 23분 이렇게 말한다.

“저를 생각해서 못 할 것 같아요. 오늘 좀 많이 우울해서 연락 더 못 드릴 것 같아요.”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