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게이머 노린다" 인도 시장 정조준 K-게임...빈부격차 등이 변수

정진성 2024. 3. 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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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게임 시장, 오는 2027년 2조1587억원까지 성장…게이머 6억명 달할 것으로
전체 게이머의 96.8%가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국내 게임사 '최적'
현지 투자 나서는 국내 게임업계…크래프톤, 선제적 투자로 'BGMI' 극적 성과

[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크래프톤이 올해 인도 법인의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앞세워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 이는 외부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을 퍼블리싱만 하는 형태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인도 현지 스타트업 발굴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2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했다. 데브시스터즈도 크래프톤과 손잡고 인도 진출을 선언하는 등 K-게임의 인도 공략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사진=크래프톤]

◇ 2027년 인도 게이머 6억명 전망…한국 게임의 인기도 높아

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인도 시장이 국내 게임 업계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급성장하는 인구와 함께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인도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인도 게임 시장은 인구 성장세를 등에 업고 크게 성장하고 있다. 니코파트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게이머 수는 2023년 들어 전년 대비 12.1% 증가한 4억440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오는 2027년에는 6억412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6년간 연평균 10.1%의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다.

시장 규모 또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인도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1%가 증가한 8억6800만달러(약 1조1711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027년에는 16억달러(약 2조158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인도의 높아진 소득과 인터넷 접속성의 확장, 저렴한 스마트폰의 보급이 인도 게임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것은 인도 게이머 중 96.8%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이라 불리며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인도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말 했다.

게다가 인도 게이머들의 한국 게임 선호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 게이머들의 하루 평균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3시간 17분, 주말 4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이 그간 무게를 뒀던 중국(평일 2시간 28분, 주말 3시간 45분)과 일본(평일 1시간 53분, 주말 2시간 58분)의 수치보다도 높다.

인도 게임 시장의 한국 게임 지출 금액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개인당 월 평균 지출 금액에서는 중국 74.47달러(약 9만9500원), 일본 45.1달러(약 6만262원) 대비 낮은 33.37달러(약 4만4588원)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년대비 증감률이 무려 109.6%를 보였다는 점, 게이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22.5%, 16.6% 증가에 그쳤다.

◇ 크래프톤, 진출 2년 만에 매출 1억달러 달성…가능성 엿본 K-게임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 게임사들의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일찍감치 인도 시장에 진출해 현지 법인까지 설립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BGMI)'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이용자수 1억명을 돌파하며 현지 앱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

BGMI는 이후 2022년 7월부터 약 10개월 간 인도 앱마켓에서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재개해 누적 매출 1억달러(약 1334억원)를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1조9106억원을 달성했다.

인도에서의 e스포츠도 흥행해, BGMI e스포츠는 인도 역사상 최초로 TV 생중계된 종목으로 동시 시청자수 2400만명, 전체 시청자 수 2억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 현지의 BGMI 프로팀만 10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4일부터 기존 '엔젤사가'를 인도 신화와 전설을 기반으로 현지화한 로그라이크 어드벤처 게임 '가루다 사가'의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이같은 게임 인기를 바탕으로 게임 스토리, 웹소설, 오디오 콘텐츠 등 IP(지식재산권)도 확장해가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사진=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가 크래프톤과 손잡고 공략에 나섰다. 신흥 게임 시장으로 고도 성장기를 맞은 인도를 공략해 최근 침체에 빠진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데브시스터즈는 새로운 시장으로 쿠키런 게임 및 IP 인지도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매출 기반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2022년 10월 인도를 중심으로하는 성장단계 테크 및 기업 투자 파트너 확보를 목표로 파라마크케이비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인도의 벤처캐피탈(VC) 루미카이가 운용하는 펀드에 약 4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함과 동시에 적절한 현지 파트너사를 물색해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인도 리스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BGMI가 인도와 중국 국경 분쟁의 영향으로 10개월간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인구가 급성장하고 있으나 빈부격차로 인해 실제 결제율이 낮은 것도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국민들이 대중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아 사용자 규모나 매출 면에서 일부 장르에 인기가 편중되거나, 인도에서만 인기를 끄는 게임이 있는 등의 특징이 있다"며 "게임 장르와 콘텐츠를 인도 시장 특성에 맞게 현지화하면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도 함께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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