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첫 5조원 규모 중견기업전용펀드… 연내 1호 투자기업 나온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제6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5조원 규모 '중견기업 전용펀드'를 결성해 올해부터 중견기업의 신사업 진출과 사업확장을 지원한다.

6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제6차 정책금융지원협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달 15일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날 협의회에는 산업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경제가 어려운 만큼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조기 집행에 발맞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자금 집행 목표를 전년 대비 최대한 증액하는 등 현장의 수요에 긴밀하게 대응해 달라"며 "기업금융지원방안에 포함된 5대 은행의 기업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지원 효과가 조속히 현실화할 수 있도록 조기 출시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는 중견기업전용펀드 조성방안을 논의했다. 중견기업전용펀드는 처음으로 은행권이 출자해 만들어진 중견기업 특화펀드다. 5조원 규모로 조성돼 중견기업의 신사업진출과 사업확장에 투입된다.

우선 정부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을 통해 각각 500억원씩 모펀드 2500억원을 조성하고 모펀드 출자금액(50%) 이상의 민간자금을 매칭해 중견기업 전용펀드 자(子)펀드 5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1차 펀드의 운영성과에 따라 모펀드 운용을 맡은 한국성장금융이 은행에 2차 이후 펀드 결성에 대한 캐피탈콜(Capital Call·추가출자 요청)을 하고 은행은 추가출자에 응해 후속펀드 결성에 나서는 방식이다.

중견기업전용펀드는 시설투자, 인수합병(M&A), 사업재편 등을 추진하는 중견기업 및 예비 중견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자펀드 운용사가 모펀드 투자금을 마중물로 민간출자자 자금을 유치해 유망 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앵커출자' 방식과 다수의 운용사가 제안하는 특정투자를 모펀드 운용사가 상시 검토해 유망한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 방식이 주가 될 예정이다. 중견기업펀드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 다른 펀드에 대한 일부 매칭출자도 이뤄진다.

중견기업전용펀드는 4월 모펀드 운용계획 수립·설정, 5월 자펀드 운용사 선정 공고, 6월 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등을 거쳐 하반기 투자개시에 나설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시장에서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1호 투자사례를 빠르게 발굴해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도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에서 발표한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혁신성장펀드 3조원 추가 조성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혁신성장펀드는 미래성장동력 제고 및 혁신적 벤처 육성을 위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15조원 규모로 조성되고 있는 펀드다.

지난해 고금리로 자금 조달시장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말까지 총 3조15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이 완료돼 목표액(3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금융위는 올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후 기술 및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보다 촉진할 계획이다.

이외에 협의회는 정책금융의 투입 대비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방식을 논의했다.

올해는 신용정보원과 금융연구원이 협력해 효과성 평가 방법론을 고도화하고 앞으로 대출·보증·투자지원 등의 정책금융이 산업현장에서 기업의 재무와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집중 지원 분야와 정책자금 배분을 보다 효율화하는 데 활용한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