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인상에 김대덕 교수…약물전달시스템 새 패러다임 제시

이채린 기자 2024. 3. 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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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입자를 이용한 항암제 표적화 연구를 통해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김대덕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나노 물질 기반의 약물전달시스템을 이용해 항암제를 암조직에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표적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제형은 크기가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보다 작아 신장을 통해 배설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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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김대덕 서울대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나노 입자를 이용한 항암제 표적화 연구를 통해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김대덕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약물전달시스템이란 약물의 투여 속도와 투여 경로, 형태 등을 조절해 의약품의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원하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김 교수를 2월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나노 물질 기반의 약물전달시스템을 이용해 항암제를 암조직에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표적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하지만 기존에 주로 사용됐던 나노 약물전달시스템은 항암제를 종양으로 잘 전달하지만 크기가 커서 신장을 통해 체외로 배설을 어렵게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 결과 암 조직과 관련 없는 정상 조직이 약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해 잠재적으로 독성이 생길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신장으로 배설 가능한 크기의 초소형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제형을 개발했다. 약물의 암 조직 표적성은 유지하면서 일반 장기에서 축적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약물전달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제형은 크기가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보다 작아 신장을 통해 배설이 가능했다. 또 김 교수가 개발한 제형을 이용하면 항암제를 암조직에 균질하게 침투시키는 동시에 종양 조직과 정상 조직에 얼마나 남아있게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제형은 주사제 등 의약품 첨가제로도 사용돼 안정성이 입증된 첨가물 '사이클로덱스트린'을 기반으로 개발돼 임상 적용이 쉽다. 관련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2023년 8월 게재됐다. 

김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그는 "유용한 약물을 공부하며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가 항상 궁금했다"면서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해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연구자의 길을 택하면서 겪었던 가장 어려움은 젊은 시절의 경제적인 문제였다. 대학을 같이 졸업한 동기들과 비교될 때마다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하고 고민에 빠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약간의 시차를 두고 경제적인 격차도 줄어들었다"면서 "무엇보다 좋아서 선택한 일을 하면서 동료들과 즐겁게 살아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금도 많이 풍요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연구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약학대학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자연과학 분야의 순수 기초연구와는 차별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학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순수 기초연구와 다르게 약학대학의 연구는 제약업계에서 응용 혹은 적용해 실제 약물로 만들어지게 해야한다는 말이다.

또 "열정적인 연구실 동료들 덕분에 끊임 없이 연구를 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항암제를 암조직으로만 표적화할 수 있는 제형에 대한 연구를 완성해 임상에 적용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목표를 밝혔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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