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공동캠퍼스 또 공사 중단…공공공사도 공사비 갈등 현실화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3. 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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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공사 중단 후 재개됐던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공사가 또다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LH 측은 "최근 급등한 자재비·인건비 등 건설공사비 상승분은 관계 법령에 따라 물가상승비용을 지난해 12월 이미 공사비용에 반영했다"면서도 "앞으로 건설사와 계약금액 조정사항에 대해 적극 협의하여 세종 공동캠퍼스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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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공동캠퍼스 조감도 [사진 = 행복청]
지난해 10월 공사 중단 후 재개됐던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공사가 또다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공사에서 촉발된 공사비 갈등이 공공공사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행복도시 4-2 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현장 공사가 지난 5일부터 중단됐다. 이 현장은 대보건설이 시공 중이었다.

앞서 대보건설은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2022년 7월, 대학입주공간 5개동과 바이오지원센터·학술문화지원센터·학생회관·체육관·통합주차장 등 9개동, 연면적 5만8111.43㎡ 규모의 공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초 전체 준공은 올해 7월이다. 공동컴퍼스에는 서울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충남대, 충북대, 한밭대가 올해 9월 문을 열고, 분양형 캠퍼스에는 공주대와 충남대가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었다.

이같은 계획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던 중 LH가 이달 개교를 원하는 한밭대(이후 9월로 개교 연기)의 학사일정을 고려해 9개동 중 4개동의 공기를 6개월 앞당겨 부분 조기 준공을 요청했고, 대보건설은 공정 단축을 위해 자체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투입, 공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는 사이 레미콘 공급 차질과 원자재·인건비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 여러 사유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작년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 공사가 중단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집계 기준 최근 3년 동안 건설자재 가격은 35% 올랐다. 건설자재 중 비율이 가장 높은 레미콘, 시멘트, 철근은 각각 34.7%, 54.6%, 64.6% 상승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당시 LH는 공사 우선 재개 후 시공사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고 협의체를 구성, 원만하게 공사가 진행되도록 협조를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공사 재개 후 LH에 시공계약금액 조정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협상에 큰 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사비가 약 750억원인 이 현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그동안 회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 차입까지 해가며 공사를 수행해왔으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금융권 차입도 여의치 않아 더 이상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캠퍼스 일부분의 준공시기 단축을 요구했다는 내용에 대해 LH는 계약당시부터 일부 건물을 우선 준공해 순차적 개교하도록 공사를 추진했으며, 관련 비용은 계약금액을 조정하기로 건설사와 합의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계약금액 조정은 관련 규정 상 실제 투입비용으로 사후 정산해야하는 항목이나, 최근 어려운 건설업계 상황을 고려하여 공사 완료 전부터 관련 내용을 제출받아 검토 중이며 조속히 검토 완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H 측은 “최근 급등한 자재비·인건비 등 건설공사비 상승분은 관계 법령에 따라 물가상승비용을 지난해 12월 이미 공사비용에 반영했다”면서도 “앞으로 건설사와 계약금액 조정사항에 대해 적극 협의하여 세종 공동캠퍼스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공사업의 적정 공사비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민간공사에 이어 공공공사 중단도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6일 건설유관 단체 간담회에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 내에서 이 문제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해법을 찾아 보겠다”면서 “이미 착공했거나 계약 중에 있는 공사들이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동안 민간사업의 경우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2022년에는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이 6개월 동안 중단됐었고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재개발 공사가 멈춰섰다. 신반포 22차 재건축, 행당 7구역 재개발 사업도 공사비로 갈등을 겪고 있다.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특약’을 들어 건설사에 물가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분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KT 광화문 사옥 리모델링 공사를 놓고.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공사로 수백억원의 공사비 인상분 지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롯데건설과 한신공영 등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과 한신공영은 지난 10월 쌍용건설과 한신공영은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낸 바 있다.

발주처와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이 확산되자 정부는 불가항력의 사태로 인해 계약이행이 현저히 어려운 경우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민간공사 표준 계약서’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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