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조국당 지지율 13%, 참담”...유시민 “정치에 도덕·법 대면 안돼”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자기 이름을 따서 만든 조국혁신당을 두고 유승민 전 의원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TV토론에서 벌인 언쟁이 화제가 됐다. 유 전 의원(이하 유승민)이 “조국씨는 2심에서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2년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말 참담한 느낌”이라고 하자, 유 전 이사장(이하 유시민)은 “정치에 법을 가져다 대기 시작하면 정치가 설 공간이 없어진다”며 조 전 장관을 감쌌다. 온라인에선 유시민 발언에 “법 위에 정치가 있다는 건 독재의 논리 아닌가”란 비판이 나왔다.
5일 MBC 100분 토론에선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13%라는 MBC 여론조사 결과가 소개됐다. 유승민은 이를 두고 “저 숫자 보고 많이 열 받았다. 조국 신당 지지하는 13% 유권자 국민께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 오만이지만, 보수·진보를 떠나서 조국씨는 2심에서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2년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승민은 이어 “법정구속이 안 됐다 뿐이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면 여러분이 뽑아주셔도 조국씨는 당의 대표는 물론이고 국회의원도 할 수 없는 분”이라며 “어떻게 입시 비리, 감찰 무마 등으로 2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비례대표 전문 정당을 만들고 거기에 비례 의원들을 배출해 내느냐”라고 말했다.
유승민은 그러면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런 초현실적이고 엽기적인 정당이 나타나서 거기에 13프로라는 지지가 있다니, 정말 참담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유시민은 ‘파렴치한’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가 정치를 비평할 때 도덕을 기준으로 하면 참 힘들다”며 “파렴치한이라는 것은 도덕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유시민은 “우리가 정치 행위를 비평할 때는 가능하면 도덕에서는 한걸음 떨어지는 것이 좋다”면서 “정치에 도덕을 섞기 시작하면 정치가 참 강퍅스러워 진다고 본다. 정치에 법을 가져다 대기 시작하면 정치가 설 공간이 없어진다. 지금 우리 정치는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유시민은 “도덕의 잣대로 한국 정치 타락했다고 말하면 답이 없다. 이게 우리나라다. 이 조건 속에서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데로 나가볼까 하는 게 의미 있는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 13% 지지율에 대해 “한편에서는 ‘조국이라는 사람을 자기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일가족을 사냥했다. 그 과정에서 특별히 조국이라는 사람의 가족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방식으로 검찰권을 부당하게 행사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조금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은 “정권의 검찰권 행사가 미워도, 조국씨의 불법에 대해 비호하는 건 아니시죠?”라고 물었다.
유시민은 여기에 “아직은 대법원까지 안 났다. 이재명 대표도 2심까지 유죄선고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깨져서 지금까지 왔다”며 재차 “법의 잣대로 들어오면 정치가 사실은 필요 없다”고 답했다.
유시민은 “그렇게 따지면 고발사주 사건 등을 들먹이면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한동훈씨나 윤석열씨는 대통령, 비대위원장, 장관 하면 안 된다’고 제가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식으로 개탄하면, ‘어떻게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에 사는 사람들이 저딴 당을 지지할 수 있어. 그런 사람이 40%가까이 된다니 정말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유시민은 “저는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다’라는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헤겔의 말을 노상 암송하면서, 뭔가 현실에서 일이 일어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조국 신당도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언쟁을 두고 온라인에선 지지 성향별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당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유시민 발언을 비판하며 “억지 논리” “바닥이 어디까지인가” 같은 비판이 나왔고, 야당 지지자 사이트에선 “유시민을 민주당 선관위원장으로 추천한다” “유시민 말 들으면서 힐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