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때 여야 카운터파트 김성태-홍영표…나란히 '컷오프'

박기현 기자 2024. 3. 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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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여야 원내사령탑으로 협상의 '카운터파트'였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나란히 이번 총선 공천권을 따내지 못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당에 헌신하겠다고 밝혔지만, 홍 의원은 민주당에서 탈당해 이번 총선 출마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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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민주가 사라진 민주당 탈당"…김성태 "당 뜻 수용"
드루킹 단식 때 맞잡았던 손…노동계 출신·동년배 "친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9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18.5.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때 여야 원내사령탑으로 협상의 '카운터파트'였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나란히 이번 총선 공천권을 따내지 못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당에 헌신하겠다고 밝혔지만, 홍 의원은 민주당에서 탈당해 이번 총선 출마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홍 의원은 6일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번 공천에 대해서는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 포고"라고 규정했다.

홍 의원은 제3지대로 나가 5선에 도전한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설훈 의원과 민주연대를 구성하는 게 우선순위냐'란 질문에 "그렇다"며 "당에서 저와 비슷하게 쫓겨난 분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와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선 "당연히 중요한 연대 대상"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원내대표도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부적격 처리되자 지난달 7일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번 결정의 주체로 '윤핵관'을 거론하며 공천 룰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아 설계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꾸고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날에는 자신이 내리 3선을 했던 서울 강서을에 출마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전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박 전 장관을) 조직, 인프라 모든 것을 100% 다 지원해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

다소 엇갈린 길을 걷게 된 이들은 지난 2018년 5월 홍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취임한 시기부터 2018년 12월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서로 원내 협상의 '카운터파트'였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취임 첫 행보로 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 전 원내대표를 찾았다. 홍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손을 맞잡으며 '특검 수용'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원내대표는 "노동운동을 같이 한 사람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풀면 못 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식 농성 중에 "홍 의원은 내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원내대표와 홍 의원은 각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노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유대감을 보였다. 둘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를 맡기도 했다. 나이도 홍 의원이 1957년생, 김 원내대표가 1958년생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맞부딪힌 적도 적지 않았다. 주요 고비마다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거친 설전도 있었다. 국회의장 주재 정례회동 시 회동장 밖으로 두 원내대표 간 고성이 흘러나오고, 김 원내대표가 얼굴을 붉히며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온 적도 다수 있었다.

예산안 처리 때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가 중단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늘 그렇듯 '폭탄주'를 마시며 회포를 풀며 고비를 넘어왔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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