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인데 ERA 0' 김택연, 스프링캠프 MVP "남은 과정도 철저히 준비하겠다", 두산 전훈 성료 '타자 으뜸별은 김민혁'

안호근 기자 2024. 3. 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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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특급신인 김택연(19)이 커다란 기대만큼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얻었다.

두산 베어스는 34일간 호주 시드니-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OZ157편)을 통해 귀국한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한 1차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는 기술 연마와 전술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췄으며 두 차례 청백전을 진행했다. 실전 위주의 2차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일본프로야구 팀과 4경기, 청백전 1경기 등 총 5경기를 소화했다.

이승엽 감독은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1,2차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직원 모두가 고생한 덕분에 가능했다"며 "이제 진짜 전쟁이 시작된다. 모두가 철저히 준비해 3월 23일부터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엽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선정한 캠프 최우수선수(MVP)는 야수 김민혁(28), 투수 김택연이 선정됐다. 김택연 또한 "전혀 예상도 못했다. 앞으로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걸로 생각하겠다"며 "캠프는 과정이다. 준비한대로 잘 가고 있지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정규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남은 과정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김태룡 단장(왼쪽)의 지명을 받은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투구하고 있는 김택연. /사진=WBSC 홈페이지
김택연은 두산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특급 신인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번번이 후순위로 밀렸다. 가뜩이나 연이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선수층이 얇아지고 있던 두산이 '화수분이 말라간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다.

2022년 9위로 추락한 게 전화위복이 됐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두산은 김택연을 택했다. '1순위였더라도 두산의 선택은 김택연이었을 것'이라는 후문이 돌 정도로 두산은 김택연에 대한 기대가 컸다. 빠른 공의 힘과 변화구의 안정감도 남달랐다.

인천고 시절부터 두산 지명이 예상돼 '두택연(두산 김택연)'이라 불린 그는 국제대회에서 5연속 투구 등으로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고 두산에선 혹여나 후유증이라도 나타날까 김택연을 향해 '투구 금지령'을 내렸다. 두산의 지명을 받고도 한동안 공을 뿌릴 수 없었다.

특별 관리 속에 어깨를 아낀 김택연은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부터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불펜 투구에서 서서히 투구수를 늘려가며 자신의 공을 점검했는데 현장에선 극찬만 쏟아져나왔다.

김택연의 공을 직접 받아본 포수 장승현은 "확실히 이전에 겪은 신인들과는 다르다. 직구도 들어오는 힘이 좋고 변화구도 그렇고 공 자체가 신인 같지 않다"며 "기복이 클 것 같지 않다. 직구는 워낙 뛰어나고 변화구 능력도 좋아 바로 1군에서 뛸 수 있는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선배 홍건희 또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껏 본 신인들과는 달리 조금 완성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 또한 캠프 초반부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는 "가까이서 보면 부담스러워할까봐 멀리서 지켜봤다"며 "(공이) 좋다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적으로는 이미 완성형에 가깝다는 방증이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시범경기에서 포수 김기연(왼쪽)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는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다만 여전히 애지중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대신 이제 아직 어린 선수이고 근육이라든지 체격이라든지 아직 완전하게 성인으로 성장이 다 됐다고는 판단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몸이 더 튼튼해질 수도 있고 무리하느냐에 따라 더 약해질 수 있다"며 "트레이닝 파트와 투수 파트에서 잘 상의해서 프로에 적응을 하면서 오랫동안 부상 없이 지속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건 분명히 약속을 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누구보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 또한 진지하다는 게 커다란 장점이다. 어릴 적부터 자신의 투구 폼을 수도 없이 촬영해왔고 스프링캠프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투구 분석 기구를 자발적으로 활용하며 자신의 공에 대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하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김택연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 스페셜매치에서 4타자를 상대하며 15구를 뿌렸고 탈삼진 하나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피안타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어떤 선배 투수들보다도 인상적인 투구였다.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3회나 차지한 야마카와 호타카도 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미소를 지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52㎞에 달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자신감까지 얻은 김택연이다. 김택연은 연습경기에 4차례 등판해 4⅓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평균자책점(ERA) 0을 마크했다. 오는 9일부터 펼쳐질 시범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올 시즌 보직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김민혁은 전지훈련 7경기에서 타율 0.421(19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의 거포 기대주인 김민혁은 2015년 지명을 받고 2017년 데뷔했으나 아직 풀타임 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올 시즌엔 기대가 커진다.

야수 MVP 김민혁은 "캠프 내내 야구가 정말 재밌었다. 타격 기록보다 멘탈적으로 성장한 점이 더욱 만족스럽다"며 "캠프를 원하는 방향대로 잘 마쳤다. 지금의 마음가짐을 이어가 팬들 앞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키움히어로즈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두산 베어스 선수단. /사진=두산 베어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김민혁./사진=두산 베어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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