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중계 언제 볼 수 있나…'홈경기 겨우 6번' SF 언론도 답답 "다저스는 거의 다 하던데"

신원철 기자 2024. 3. 6. 11: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2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1안타를 신고한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예고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무려 0.462에 달한다. 매일의 활약상이 궁금해지는 지금,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이정후의 경기를 보는 방법은 오직 직관 혹은 SNS에 올라오는 짧은 영상 뿐이다. 홈경기 기준 샌프란시스코의 시범경기 중계가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팅뉴스에 따르면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캑터스리그 홈경기는 단 6번만 방송으로 중계된다. 아직까지는 홈경기 중계가 한 번도 편성되지 않았고 캑터스리그 개막 후 14번째 경기인 10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가 홈경기 가운데 처음으로 중계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간으로는 9일 토요일 낮 12시 5분에 막을 올리는 경기다.

또 일주일 뒤인 1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를 TV로 볼 수 있다. 2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2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애리조나에서는 이렇게 4경기만 중계가 제작될 예정이다.

이후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릴 26일 오클랜드와 원정경기(오클랜드-알라메다카운티 콜리세움), 27일 오클랜드와 홈경기(오라클파크)가 중계된다. 스플릿스쿼드(한 팀이 하루 2개조로 나뉘어 동시에 경기함) 포함 캑터스리그 32차례 홈경기 가운데 6경기만 TV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이정후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중계방송을 만들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 이정후의 타격 능력은 이미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시범경기 5경기 출전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한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에서도 중계권 계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중계로 보고 싶으신가요? 행운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유독 중계방송을 보기 힘든 샌프란시스코의 현재 상황을 꼬집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는 무려 25경기 이상을 TV로 중계한다. 이유는 중계권 계약 구조에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TV 중계권은 NBC에 있어 구단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운 반면, 다저스와 컵스는 스스로 지역 스포츠 방송사(스포츠넷LA, 마퀴스포츠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어 구단이 원하는 만큼 중계방송을 편성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정규시즌 경기는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를 통해 방송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처럼 중계권 계약이 파기돼 구단 수입이 갑자기 줄어든 팀이 있는 상황에서 정규시즌 경기 중계가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일지 모른다. 구단조차 당장은 여기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다.

시범경기 중계 역시 경제적인 이유를 무시할 수 없다. 평일 낮에 열리는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는 시청률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NBC는 평일 낮경기 중계로는 애리조나에서 방송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CEO 래리 배어는 "안타깝게도 시범경기 중계는 제작비 문제가 있다. 우리는 그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 정규시즌 중계에 대한 문제가 잘 해결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평일 시범경기 중계는 손해를 끼치는 결정이다"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원정경기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먼저 8일 아침 11시 5분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다저스 원정경기를 SPOTV에서 볼 수 있다. 또 10일 오전 5시 5분 시작하는 오클랜드와 홈경기 역시 한국에서 중계한다. 이 경기에는 오클랜드에서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박효준이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CEO(최고경영자) 래리 배어.

중계방송으로 보기는 어려워도 이정후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5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리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4 메이저리그' 캑터스리그 시범경기에서 10-12로 패했다. 이정후는 늘 그렇듯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볼넷까지 얻어 출루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J.D. 데이비스(1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데이비드 비야(3루수)-파블로 산도발(지명타자)-닉 아메드(유격수)-브렛 위슬리(2루수)로 라이업을 꾸렸다.

이정후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로 '1라운더' 다코타 허드슨을 만났다. 허드슨은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된 오른손 투수다. 2018년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콜로라도로 팀을 옮겼다. 2019년 16승 7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지만 이후에는 내리막을 걸었고, 두 자리 수 승수를 따내지 못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38승 20패 평균자책점 3.84다.

이정후는 베테랑 허드슨의 초구 91마일짜리 패스트볼을 지켜봤고, 2구도 빠른공이 스트라이크존 한 복판에 들어오자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공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고, 2루수 브렌단 로저스에게 잡혔다. 이때도 타구 속도는 103.5마일(시속 166.5㎞)로 빨랐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벌써 슈퍼스타로 인정받고 있는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다음 타석에서는 눈 야구로 볼넷을 골라냈다. 2-0으로 앞선 2회 2루, 이정후는 다시 허드슨과 맞붙었다. 허드슨이 제구 난조를 보이자 이정후는 침착하게 공을 지켜봤다.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 87.5마일짜리 슬라이더를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누상에 나갔지만 후속 타자 야스트렘스키가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이정후도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3-1로 앞선 4회에는 안타를 뽑아냈다. 아메드의 몸에 맞는 공, 위슬리의 우전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3루 기회가 이정후에게 왔다. 바뀐 투수 라이언 펠트너를 상대로 3구째 87마일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익수 쪽 안타로 연결시켰다. 시속 99.6마일(약 155.4㎞) 타구가 높이 떴는데 좌익수 샘 힐리어드가 햇빛에 시야가 가린 듯 잠시 멈추면서 안타가 됐다.

수비 실수가 겹친 덕분에 안타가 되기는 했지만 비거리는 352피트(약 107.3m)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어도 왼쪽 담장까지 거리가 짧은 구장이라면 홈런이 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미닛메이드파크(휴스턴 애스트로스) 시티즌스뱅크파크(필라델피아 필리스) 펫코파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로저스센터(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는 홈런이 될 수 있었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주자가 홈을 밟아 이정후의 타점이 기록됐다. 이정후는 곧바로 대주자 체이스 핀더로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지금까지 5경기, 이정후는 올해 출전한 시범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뽑아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5경기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출루율 0.533 장타율 0.769 OPS 1.302다. 메이저리그 신인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색안경 낀 시선이 있었지만 이 5경기에서 150㎞ 이상의 패스트볼 계열도 가볍게 공략하는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만든 안타도 많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구장에는 트래킹 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타구 속도 등의 정보도 제한적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정후는 이런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기록을 보여줬다. MLB.com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나온 12가지 눈에 띄는 스탯캐스트 기록 가운데 하나로 이정후의 타구 속도를 꼽았다.

두 번째 시범경기 출전이었던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나온 99.7마일 시속 약 157.3㎞ 2루타, 109.7마일 176.5㎞ 시속 홈런이 화제였다. MLB.com은 이 기사에서 "이번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한 이정후의 타격에서, 그가 왜 2022년 KBO리그 MVP였는지 알 수 있다. 이정후의 스윙은 2루타를 만들기도 하고, 다음 타석에서 시속 109.7마일, 발사각 18도, 비거리 418피트(127.4m)의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친 것처럼 담장 밖으로 공을 날릴 수도 있다"고 썼다.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